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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러던 어느날 Nov 27. 2021

변해보자. 과감하지만 조금씩, 느리지만 꾸준히.

『부자의 언어』 by John Soforic (1)

세상에는 참 많은 명저가 있다. 통찰력에 소름이 돋고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주는 '지혜'와 '명언'들로 가득 찬 책들이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으므로,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이러한 지혜들을 언제든지 접할 수 있다. 나 역시 이 사실을 얼마 전에야 겨우 깨닫고, 훌륭한 사람들의 통찰력과 세상을 보는 눈을 배우려 최대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또한, 책 읽는 사람의 심리 상태, 지적 호기심의 종류에 따라서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제각각일 것이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도, 그때의 내 마음 상태나 품고 있는 고민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문장들이 매번 다른 것처럼.   


내가 공황과 불안장애를 이겨내려 발버둥 칠 때, 제일 처음으로 꺼내 들었던 책이 바로 『부자의 언어』라는 책이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던 나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는 책 제목이었다. 하지만, 삶의 방향을 완전히 잃고 방황하던 그때의 나는, 이 책에 나와 있는 돈에 대한 이야기보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지혜들로부터 더욱 많은 희망을 얻고 위로를 받았다.




『한 가지 결심을 한 게 있는데요, 전 매일 밤 삶이 달라지길 바라면서 빈둥거리고만 있진 않을 거예요. 제 목표들을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볼 거예요. 전 돈은 없지만, 시간은 있어요. 이제 계획이 하나로 뭉쳐지는 것 같아요.』

『여가 시간을 자신의 꿈에 할애할 수 없다면, 성과를 낼 씨앗도 없다는 거네.』


회사를 다니는 게 죽을 만큼 싫었던 나는, 몸과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 하루하루 피폐해진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도살장에 끌려가듯 힘없이 회사에 출근했고, 퇴근길에도 내일의 출근길 생각에 사로잡혀 힘 없이 집에 돌아왔다. 우울한 마음은 폭식으로 달랬고, 침대에 누워서는 제발 내일 아침 오지 않길 기도하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내일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나 역시 달라진 건 없었다. 아니, 안 좋은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저 문장을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주변 어느 누구한테도 저런 조언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현실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 좌절하고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라 포기했다. 지옥 같은 현실을 버텨내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단 한 번도 많은 것을 해냈던 나 자신을 떠올리지 못했고, 한 순간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저 괴로워하면서, 하루아침에 이 모든 것이 바뀌길 기도할 뿐이었다.


뭔가 해보기로 했다. 지옥 같은 현실을 조금씩 바꿔보고자 결심했다. 그럼 언제 해야 할까?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폭식하던 시간, 침대에 누워 괴로워하며 눈물 흘리던 시간, 너무 힘든 나는 쉬어야 한다며 종일 누워 쉬던 주말. 그 시간이 나에게는 '희망의 씨앗'이었다. 하루에 10분씩, 어느 날에는 30분씩, 휴일에는 1시간씩. 그렇게 '내 인생에서의 중요한 성과'를 위해, 여가 시간을 할애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패턴이 깨질 때, 새로운 세계가 떠오른다." 문제를 느낀다면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좋든 싫든 우리는 새로운 세계 속으로 믿음의 발걸음을 떼야한다.』

『움직이는 육신은 움직이려 하고, 휴식을 취하는 육신은 핑계를 수없이 찾아낸다. 일은 결국, 시작이 반이다.』

『저항을 어떻게 이겨낼까? 모든 도전에는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방법은 하나다. 일단 시작하는 것. 시작하기만 하면, 우리는 그 일을 계속해나가곤 한다. 그것이 일의 관성의 법칙이다.』


'망하면 어떡하지?', '아 이거 한다고 뭐가 될까?', '누가 이거 한다던 거 같은데..'.


항상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들이다. 의욕이 불타올라 아이디어를 적어보다가, 위와 같은 생각들에 사로잡혀 지레 겁먹고 포기한다. 그것이 나의 패턴이었다. 하지만, 저 문장을 통해 나는 패턴을 깨 보았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일단 시작한 것이다. '책 읽는다고 뭐가 바뀌어?'라는 생각을 뒤로하고 일단 읽었다. '아 이거 망할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을 뒤로하고 일단 해봤다. 물론 '망할 것 같다'는 느낌은 대부분 들어맞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 남았다는 것이다. 쇼핑몰을 해보고 싶어 무작정 감행했던 무모한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나로 하여금 생전 처음 홈페이지를 만들어보게 했고, 데이터를 분석하게 했으며, 상세페이지를 꾸며보게 했다. 나는 확신한다. 다음엔 더 잘할 것이다.   




『빠른 결과를 원하면 좌절만 겪게 될 뿐이다. 하지만 5년간의 꾸준한 노력은 삶을 완전히 변화시킨다.』

『5년간의 개혁이란 대의를 향해 나아가는, 삶을 변화시키는 거센 움직임을 말한다.』


지옥 같은 현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건 경제적인 자유였다. 회사로부터 도망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 대출을 받았다. 투자 열풍에 탑승하여 몇 번 맛본 달콤한 수익은, '더 큰 시드머니'를 통한 '일확천금'을 속삭였다.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지금 난 더 큰 빚을 떠안았다. 천만다행이게도 수업료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적당히 큰 금액'이지만, 굳이 지지 않아도 될 빚인 것도 사실이다.  


하루아침에 뭔가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서야 저 문장들을 만났다. 내 삶을 통째로 바꾸는 데에 5년이면 나름 싸게 먹히는 거 아닐까? 생각해보면, 회사 생활을 꾸준히 한 5년이 지났을 때, 나는 우울과 공황장애를 얻었다. 안 좋은 방향이지만, 인생이 바뀐 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성공의 습관을 만들라고 말하고 싶어. 우리가 먼저 습관을 만들면, 그다음부터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단다. 인생의 가장 핵심적인 전략이지.』

『습관은 작은 실천이 몸에 배는 것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그 힘은 엄청나다. 습관은 뇌를 변화시키고 삶 자체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5년 동안 내가 무엇인가를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앞에서 얻은 교훈대로 무작정 시작했다. 그 후에 서서히 내 생각은 변했다. '5년 할 수 있겠는데?'


처음에 작은 변화를 시도할 때는 정말 귀찮고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떠올라 참 힘들다. 그러나, 그 시도가 나를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체감하면 그 후엔 능동적으로 행하게 되고 이는 곧 습관이 되더라. 습관이 되면 그다음부터는 일상이 되어버리므로 그것을 행함에 있어서 많은 에너지가 들지 않는다. 그 일상을 5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


책을 꾸준히 읽고자 마음먹었을 때, 초기에는 집중도 잘 안되고 몇 번은 건너뛰기가 일상이었다. 그러다가, 책을 통해 내 마음을 어루만지고, 잃어버린 인생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얻는 경험을 하면서, 나 스스로 먼저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출퇴근길, 점심시간, 지하철,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까지 항상 E북으로 책을 본다. 단언컨대, 나는 이 일상을 5년 유지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아직도 불안과 공황 증세는 나와 함께하고 있다. 여전히 출퇴근길이 지옥 같고, 회사에서의 무기력함과 싸우는 게 벅차다. 하지만, 악순환의 패턴을 깨고 무작정 시작한 작은 시도들이 조금씩 내 삶을 바꾸고 있음을 나는 느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를 버티고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다. 5년은커녕 고작 한 달 후의 내 모습도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제와는 다른 오늘의 내가, 그리고 오늘과는 다를 내일의 내가 아주 조금씩 내 삶을 바꿔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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