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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꿀랭 Sep 24. 2021

딸은 실수 하지 않아. 엄마만 실수해


왜이렇게 안잘까 왜이리 울까? 나때문일까?

아니야! 나때문아니야! 니가 너무 예민한 애기라구!!

내가 이렇게 오래 안고 욕도 안하고 차분히 너의 상황을 이해 하면서 

3시간을 토닥였는데 ? 왜 아직도 안자? 3시간 토닥이고 젖 먹였는데 왜 안자?

수유텀이 두번이나 지났자나! 왜??? 왜???????

그래. 책에서 보니까 뭐 무릎사이 연골이 자라고 뼈가 자라서 뭐 다리가 저리다며?

이가 나서 아프다며?? 크느냐고 막 아파서운다며?? 응응 알았어! 근데 진짜 아가야

3시간 내내 아픈거야? 너지금 밥먹었자나 자야지?!! 또울자나!

그래,너도 뭐 사정이 있겠지 이해해 그래서 엄마가 4시간째 안고 있는데 왜 울어??

엄마 아까 잠깐 너 내려놓고  옷방 가서 쌍욕했어. 엉댕이 줘패고 싶었는데 참았어.

"어어 아가야 엄마 잠깐 화장실 갔다올께 어어 기다려 잠깐만 미안!" 하고 나가서 

옷방에서 온갖 쌍욕 했어. 그리고 다시 와서 " 응 엄마 화장실 갔다온거 기다려줘서 고마워" 하고 안았지만

속으로 "아 쥐쌸만한게 열받게 하네" "적당히 해라,,줘터지기 전에" 그랬다??

4시간째 안아주는데 우는 너를 안고 나도 엉엉운다. 너라는 존재...

"너무 귀여운데.. 나 죽고싶다.."

6시간째 결국 안아재운, 침대에 누워 새근새근 자는 천사같은

너를 보니 욕하고 마음속으로 줘패고 싶어했던 내마음을 반성한다.

세상은 나에게 신속을 요구하고 정확함을 요구한다.

하지만,아이는 나에게 무엇이 되어 달라고 하지 않았다.

명심해라 소영아,, 너 회사에서 대체 가능한 신대리였자나... 

세상밖에서는 그렇게 찌질이였으면서 애한테 유세 부리기는...

그런 너를 이렇게 사랑해주고 너만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존재가 있는데...

까불지 마쇼! 신대리 이 양반아!!

아기는 나에게 눈맞춤을 원한다 시간을 원한다.

그저 함께 하며 눈맞춰 주기를 그것만으로도 족한 존재란 말이다.

딸은 그저 있는 그대로 나를 원하는 유일한 존재.

나조차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 힘든데. 나를 넘어서서 내 존재를 신뢰하는 존재가

요쪼고만한 10키로도 안되는 딸아이다. 세상에 육아가 이렇게 어메이징하다.!

<오늘의 깨달음>

딸은 실수하지 않는다 실수는 내가 할뿐 .!

딸은 잘 안자는 아이가 아니다. 내가 타이밍을 못맞추고 나서  "너는 잠 잘 안자는 아이야" 라고 정의 내려서 그런 아이라는 프레임에 가둘뿐..

마음으로 속삭인다. '우리딸은 잠꾸러기 잠 잘자는 아가"

추신 :너무 안자는 너를 안고 '죽고싶다 힘들다'생각 하지만, 

가끔 생각한다 무탈히 너의 스무살을 함께 보낼 수 있을까?

무사히 너의 청년 중년을 함께 보낼 수 있을까?

엄마는 무사히 예쁘고 고운 할머니로 나이들수 있을까? 라는 생각. 

무사하고 무탈하게 너의 곁에 오래오래 있고 싶구나! 오래토록 사이좋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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