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새벽 3시 내옆에서 들리는 익숙한 소리..
"크크~~~크 크으 크크 커커 크으으으으~~~~~~~트으으 트트"
'서아야 몇일 째니.. 제발 좀 자자..아니 저건 뭔소리야 도대체 엄마 신경쓰이게 왜자꾸 이상한 소리 내는거니?!!!' 라고 마음속으로 말하고
겉으로는 "서아야 자야지 코 자자" 토닥토닥해준다. 하하 나는 관대하고 상냥한 엄마로 컨셉을 잡았으니까 하하하
아침에 이유식을 주려고 쪽쪽이 컵 준비중에 갑자기 "아!" 하고 머리를 스친다.
"아,서아가 발음을 연습하는 거구나. 크 발음 ! 케이크, 코카콜라,트럭.. 'ㅋ', 'ㅌ'발은 연습하는구나!"
요몇일 애가 왜 이상한 소리를 내나 걱정했는데, 아이는 스스로 연습하고 자라내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 '크'도 연습해야 한다니. 세상에 빨대도 연습해야 한다니! 물컵 마시는것도 연습을 하고 있자나?!
세상에!
나 지금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는데!
세상에 이걸 육개월부터 차차 연습을 한다니.! 그리고 결국 해냈다니!!! 나는 빨대도 쪽쪽마신다구!!
내가 지금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홀짝 마시는 이 행위가 37년전 숱한 연습의 결과라니.!
아이를 키운다는 것, 육아를 한다는 것은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내가 어떻게 자랐는지 발견하는
그런 기쁨을 느끼는 일이구나.!
와 나 진짜 성공한 인생이구나. 수많은 연습끝에 평범함의 성공을 이룬 사람이구나.!
이 순간 내자신이 너무나도 대견한 것이다. 하하하
여러분 우리는 이렇게 대단한 존재예요! 아이스라테를 발음해서 받아들고 뚜벅뚜벅 걸어서 허리를
세우고 앉아서 컵을 들고 호로록 마시는
그런 대단한 존재라구요!
우리는 무수한 연습, 집념으로 지금의 모습을 이뤄냈습니다. 장해요 우리 모두!
추신 : 서아의 첫 보행기 그녀는 첫 발걸음을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주방으로 향한다
주방으로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과 자유롭게 세상을 품을 듯 펼쳐든 팔, 그녀는 즐겁게 오늘도 새로운
걷기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나도 저기 주방에 달려가는 애처럼 살아야지. 새로움에 두려움없이 신남으로 조근조근 열심히 연습해서
이뤄내야지
9키로66센치 현재의 나의 딸이자 과거의 나에게 오늘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