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이 보내준 라디오를 가지고 배에 탔다. 오랜만에 본 라디오다. 다이얼을 돌려 가며 주파수를 맞춰본다.
창가쪽에 붙어 주파수를 어떻게든 잘 맟춰보려고 애쓰는 모양이 중딩 시절 "이문세씨의 별밤 공개방송" 이후 처음인것 같다.
바다에서 멍먹했던 소리가 항구로 들어오니 맑고 선명하게 소리가 터진다.
고립된 바다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를 찾은 것 같다. 방송에서 나오는 지역 축제 소식이 반갑다.
항구에서 장비를 정비하고 이제 출항준비를 한다.
출항할 때 라디오를 늘상 켜 놓는다. 한참은 라디오에서 흘러간 엘피 음악도 나오고, 정치 토론 뉴스도 나온다. 그러다 소리가 점점 멀어지며 잡음이 섞인다. 지지찍 지지찍 소리에 음악소리가 멀어진다.
그러다 통신이 끊어진다.
바다다.
다시 세상과 고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