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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Jul 05. 2021

불암산 수락산을 종주해보다.

서울 동북쪽에 있는 두산은 불암산과 수락산이다.


예전에 산 좀 등산한다는 사람들이 1박 2일 동안 불암산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수락산을 거친 후 의정부에서 사패산을 오르고 사패능선, 포대능선, 도봉산 신선대 그리고 도봉 주능선을 거쳐 우이동으로 내려온 후 영봉을 거쳐 백운대를 오르고 북한산성을 따라 걷다가 불광동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는 하지 못하고 불암산과 수락산을 종주해보려고 한다. 친구랑 둘이서 또 걷는다. 셋이서 걷다가 둘이서 걸으니 아쉽다. 친구는 많을수록 좋은데 셋이서 산행하다가 한 명이 3년 동안 이국땅에서 전해주는 소식을 듣고 친구의 근황을 확인할 뿐이다.

코로나 19로 가볼 수도 없다. 1년 후 해후하기로 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불암산은 암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상은 화강암 덩어리 그 자체다 하지만 가장 길게 등산하는 화랑대역에서부터 덕릉고개까지 길에서 암릉은 정상 부근밖에 없다. 사실 암릉이 있는 구간은 예전에 서울의 다양한 돌들을 공급하는 곳이었다. 곳곳에 돌을 채취하고 돌을 잘라낸 흔적이 있다.


화랑대역에서 출발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불암산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힘들이지 않고 접근할 수 있다. 화랑대는 근처에 육군사관학교가 있어서 그렇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보라매공원은 그곳에 지금은 청주로 이전한 공군사관학교가  있었기에 그런 것이다.


화랑대역은 예전 낭만의 경춘선이 다닐 때에도 있었다. 그때는 이곳에 내려서 데이트할 수 있는 코스가 있어서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당시 태릉사격장도 있고 수목원도 있어 휴양지였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였지만 당시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국가대표가 되면 태릉훈련원으로 들어갔는데 이제 이곳은 진천으로 옮겨가고  조선왕릉 보전지역으로 보전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조선왕릉 때문에 보전이 더 잘 될 것이다. 태릉이 근처에 있어 자연이 보전되는 곳이다. 이곳이 공릉동이라서 누군가는 이곳에 공릉이 있다고 하지만 없다. 공릉은 경기도 파주에 있다.  공릉동이 된 이유는 예전 서울시 확장에 따라 양주 공덕리가 공덕동이 되어야 하나 공덕동이 마포에도 있어 이를 사용할 수가 없어 태릉이 이웃하여 태릉동으로 하고 싶었으나 지역주민들은 이에 반대하였고 절충으로 공덕의 공과 태릉의 릉을 따서 공릉동이 되었다고 한다. 태릉은 중종의 3번째 부인인 문정왕후 릉이다.


화랑대역 4번 출구를 나오면 그 낭만의 경춘선 숲길이다.

화랑대역은 지금 서울 둘레길의 1코스의 마지막이고 2코스의 시작점이다. 불암산을 가는 길과 서울 둘레길을 걷는 길은 갈림길까지 같다. 원자력병원 근처까지 길을 따라 걷는다. 왕복 6차선의 길을 건너고 산으로 들어간다.  산 입구에 공릉산 백세문이다. 이름이 거창한다. 오른쪽은 왕릉 보전지구 왼쪽은 한전 인력개발원이다,  녹지의 연속이다.

이른 아침인데 이 동네 사람들은 부지런히도 움직인다. 우리가 8시가 되기도 전에 산행을 시작했는데 벌써 하산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내려온다. 여름 새벽 5시부터 올랐으면 하산을 할 시간이다. 물병 하나 들고 내려오는 사람들은 동네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오르는 사람들은 여성분들도 배낭을 메고 이른 시간인데도 산을 오른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면서 오르는 모습이 정겹다. 그만큼  산행길이 편안하다고 할 수 있다. 오르면서 처음으로 맞는 전망대이다. 오늘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고 예보되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전망도 좋다.

둘레길과 불암산 갈림길을 지날 때까지 등산로는 그냥 편안하다고 할 수 있다. 갈림길을 지나면서 표지판에 붙어있는 불암산의 전설이 재미있다. "전설에 의하면 불암산은 원래 금강산에 있던 산이라고 사는데 조선이 한양을 도성으로 정하는데 남산이 없어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소문이 있어 자기가 남산이 되고자 한양으로 출발했는데 불암산 자리에 도착했는데 남산이 자리 잡고 있어 남산이 될 수 없었기에 금강산으로 되돌아갈 준비를 했는데 금강산을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돌아선 채로 그 자리에 머물고 말았다. 이 때문에 불암산은 서울을 등지고 있다고 한다"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전망을 보기 위하여 슬쩍 오른쪽으로 가본다. 그곳에서 보는 전망은 서울을 그대로 볼 수 있으며 북한산과 도봉산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불암산성에 도착하여 이제 불암산 정상을 쳐다본다. 불암산성을 한 바퀴 돌아보니 제법 넓다. 그런데,  이곳은 신라성이라고 한다. 신라가 축조한 것으로 자연지형을 따라 쌓았는데 5 각형이나 원형에 가깝다고 한다. 성벽은 군데군데 허물어졌지만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되어 있다. 삼국시대 석축 산성의 전형적인 축성기법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웃한 고구려의 보루 등을 볼 수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하여 발굴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안부로 내려갔다가 불암산 정상으로 간다. 안부에서부터는 암릉이 시작된다. 불암산을 다니면서 거인이 바위를 만진 것처럼 다양한 모양을 만날 수 있다. 불암산 자락에도 저러한 돌이 많다. 거인에 대한 전설이 둘레길을 걸을 때 본 기억이 있다. 코끼리 바위가 있다. 누군가가 이것을 코키리로 볼 수 있기도 하고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관점의 차이다.

불암산 정상을 올라가는 길은 데크다. 데크를 지그재그로 올라가다 보면 멀리 볼 수도 있고 데크 밑에 거북 산장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립공원에서도 볼 수 없고 서울 쪽에서는 볼 수 없는데 경기도 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산을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정상에 도착하여 불암산 태극기를 향하여 오른다. 줄을 잡고 오른다. 어떤 분은 그렇게 오르다가 바위에 스쳤는지 피를 흘리고 있다. 어떤 분이 응급구조 약품을 열어 치료하고 있다. 여름에 반팔을 입고 등산을 하므로 더욱 조심하여야 한다.  


내려오면서 쥐바위를 찾는다. 쥐바위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시는 분에게 도움을 주면서 양주 불곡산의 쥐바위가 더욱 쥐 같다는 이야기를 해본다.

수락산은 가기 위하여 덕릉고개로 간다. 덕릉고개까지 내려갔다가 오르기 위하여 데크로 간다. 데크가 있는 곳은 길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으나 안부에서 덕릉고개로 가는 봉을 오르면서 길을 잃어버릴 염려가 있다. 나도 예전에 이곳에서 능선을 잘못 올라 다른 곳으로 간 기억이 있다.


덕릉고개에 도착하니 이제는 고개 위 다리에 숲이 우거졌다. 생태통로로 만들어진 다리 위에 나무들이 자라고 풀이 자라면서 점점 터널 위가 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남양주시 별내면으로 넘어가는 고개로서, 선조의 아버지인 덕흥대원군(德興大院君)의 묘소인 덕릉이 고개 동쪽에 있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불암산을 3시간에 종주하였다. 그래도 오늘은 여름 날씨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 따라 흐린 날씨로 그렇게 덮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걷고 있다. 그리고 산객들이 많지 않다. 이따금씩 보이는 산객들도 우산을 배낭에 꽂고 있다.  


수락산으로 간다. 수락산은 불암산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크기는 불암산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멀리 의정부까지 연결되어 있고 길게 걸으면 덕릉고개에서 출발하여 수락산 정상을 지나 의정부 동막골까지 갈 수 있다.


덕릉고개 초입의 등산로에 '한 아버지에 꿈으로 만든 길'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사연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찾을 수 없다. 누군가가 '아버지가 이 길을 걸으면 천수를 누린다는 꿈을 꾸었던가 보다. 후세 사람들에게 알려주려 이렇게 비석을 세워 오래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기를 기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해석을 한 것을 보았을 뿐이다.

군부대 옆 철조망을 끼고 오른다.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산의 능선길로 오르기 시작한다. 군부대 시설을 우회한 것이다. 송전탑을 지나 휴식을 취하려고 하였으나 어떤 분이 라디오를 크게 틀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좀 조용한 산행을 하였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노래를 듣고 다니는 것도 좋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같이 휴식을 취하는 장소에서는 소음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고 본다. 본인이 휴식하였던 공간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지나가야 한다.


 도솔봉을 우회하기 전 불암산이 보이는 장소에서 불암산 전체를 담아 본다.

수락산은 바위산이다.

바위산이면서 수락산(水落山)이라는 이름은 거대한 화강암 암벽에서 물이 굴러 떨어지는 모습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 것인 만큼 바위가 곳곳에 있다. 하지만,  도봉산이나 북한산처럼 오르지 못한 암릉이 아니어서 바위를 스치고 지나간다. 사람들의 흔적에 의하여 바위에는 홈이 파여 있고 어딘가에는 밧줄도 있다. 이곳저곳을 지나면서 오르고 내리고 밧줄도 타고 내려가 본다

코끼리 바위를 릿지한 사람들이 비켜나지 않는다. 자기들은 릿지하여서 바위를 올랐다고 자기들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30분 이상 저렇게 하고 있다. 사실 사진을 저렇게 찍고도 그날의 즐거움에 끝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우리가 어딘가를 갔을 때 인증샷을 남기기 위하여 무척이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 사진들은 1주일이 거의 수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가 거기 갔었어 하는데 사용되고 1주일 후부터는 휴대폰의 메모리 저장공간을 확보하고 조금 있다 보면 휴대폰의 저장공간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나타날 뿐이다.


철모바위가 있는 아래쪽에도 오래된 노점상이 자리 잡고 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친구와 갑자기 헤어졌다. 암릉을 즐기다가 서로를 놓쳤다. 전화를 하는데 서울 인근인데도 통화가 거의 불능지역에 가깝다. 수락산 정상에서 기다려본다. 친구도 나에게 문자를 보낸다. 문자가 10분 후에 도착한다. 통신사에 신고를 해보아야겠다.


정상에서 조우한다. 반갑다. 20분 이상을 애타게 찾다가 보니 반갑다. 이곳에도 노점상이 있다. 500 원하는 메로나가 2000원 한다. 힘들게 지고 올라와서 그렇게 파는 것이 이해가 가는데 너무 비싸다.

의정부 쪽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힘들게 올라와서 그런지 많이 사 먹는다. 서울 쪽에서 온 사람들은 그저 그렇게 쳐다볼 뿐이다. 철모바위가 있는 곳에서 수락산 정상까지는 힘들지 않고 와서 그럴 것이다. 의정부 쪽에서 올라오는 곳은 가파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수락산의 명품인 기차(홈통)바위를 거쳐 동막골로 간다. 그냥 기차바위를 오르고 내리는 것이 재미있을 뿐이다. 기차바위에 도착하여 내려가려는데 이곳에서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기다린다. 내려가는 친구를 찍어주고 내려간다. 사실 밑에서 찍으면 엉덩이밖에 나오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위에서 찍을 수밖에 없다. 기차바위 하부에 도착하니 삼대가 고민에 빠져있다. 초등학생을 이곳까지 데리고 왔는데 올라갈지 말지 초등학생이 고민에 빠져있다. 할아버지는 용기를 북돋우고 있고 아빠는 고민이다. 초등학생이 간다고 한다. 그래도 초등학생의  안전을 위하여 할아버지가 앞서고 손자가 중간 아빠가 뒤에서 걱정 어린 모습으로 줄을 타고 올라간다.

다시 도정봉을 오르고 내려가면 된다. 경기도청 북부청사 뒷산이라서 도정봉이다. 도정봉이 멋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도정봉에서 보는 수락산 모습이 아름답다. 기차바위 암릉도 보이고 이어진 능선을 따라 정상도 보인다.

이제 한 시간이면 내려간다.

지나가면서 길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너무 아름다워서 담아본다. 저 소나무가 10년은 되었을 것인데 10년 후에 저 소나무가 이제는 휴식을 위한 쉼터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의정부에서 동막골로 내려온 후 전철을 타기 위하여 이동을 한다. 다만, 이제는 의정부 경전철을 타고 회룡역으로 이동할 뿐이다. 도심 하천을 정비하여 놓아 하천을 따라 산책하듯 걸어서 발곡역에 도착한다. 예전에는 회룡역까지 걸어갔는데 이제는 경전철을 타고 갈 뿐이다.


화랑대역에서 발곡역까지 18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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