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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Sep 30. 2023

재하 창업기 6. 꿈꾸던 창업을 위한 퇴사

재하 창업기

안녕하세요,

계약의 전주기를 관리하는 국내 유일 CLM(계약 관리) 스타트업 '프릭스'를 운영하는 래티스 주식회사의 공동창업자/CPO이자, 호박너구리 레터를 운영하는 이재하입니다!

오늘도 지난 글에 이어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창업을 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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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업의 계기 - 배움의 즐거움

2. 창업 맛보기 - 야외 파우더룸 서비스

3. 경영학도에서 개발자가 되기까지

4. 성장, 성장, 그리고 또 성장

5. 부캐 관리 SNS, 하이드


마침내 결정한 퇴사

사이드 프로젝트로 운영하던 SNS 앱 하이드의 지표는 꽤 괜찮았지만, 저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업무와 프로젝트 중 어떤 것에도 온전히 집중하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몰입해도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는 것이 창업인데, 스스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창업의 효과를 기대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퇴사를 결정할 시간이 된 것 같았고, 수많은 고민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회사에서는 저의 여러 역량을 좋게 봐주어서 좋은 조건으로 새로운 직무를 제안해 주었습니다. 높은 자율성을 갖고 창업에 필요한 역량을 쌓을 수 있는 매력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제안을 받은 후, 제 고민은 더욱 깊어져 갔습니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결정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주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저는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제안을 받아서 마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결국 제가 달성하고 싶은 것은 높은 연봉이나 스톡옵션이 아닌 '창업'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고민을 마친 저는 우선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아내도 제 선택을 응원해 주었습니다. 결혼한 지 몇 달도 채 되지 않아서 퇴사를 한다니 당황스러울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도전해 보라며 흔쾌히 지지해 준 아내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아내는 20살 때부터 저와 함께하며 제가 얼마나 창업에 진심인지 이미 알고 있었고, 제가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지지하는 것이라 말하며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이후 부모님께도 퇴사를 할 것이라 말씀드렸습니다. 부모님은 내심 안정적인 커리어를 바라는 눈치셨으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말씀하시며 언제나처럼 제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초기 팀 구성하기

2023년 1월,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으며 저는 약 4년 가까이 다니던 스타트업을 나왔습니다. 주중에 갑자기 일을 안 하게 되니 어색한 기분이 들었고,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에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습니다.


우선 저는 '건강한 연결'이라는 서비스의 비전에 공감하는 창업 동료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재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는 연결의 즐거움보다는 과시욕을 타깃으로 하고 있고, 릴즈나 틱톡 등도 소셜 서비스라기보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고, 자극받는 등 건강한 연결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믿고 건강한 연결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저는 동료를 찾기 위해 저와 제 비전에 대한 글을 여러 창업 단톡방에 공유하거나 지인을 통해 소개받으며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수십 명의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함께 창업할 정도로 가치관이 맞고 타이밍이 적합한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지만, 창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와 든든한 선후배를 새롭게 사귈 수 있었습니다. 회사라는 컴포트존을 벗어나니 몇 년 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수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신기했고, 앞으로는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지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창업동아리 단톡방을 활용하는 등 팀원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동료를 찾으러 다닌 지 약 두 달이 지난 2023년 2월 말, 마침내 창업을 위한 팀이 구성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총 4명의 팀이었는데, 모두 저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실행력과 잠재력이 정말 뛰어난 친구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동료(O군)는 저랑 같은 연세대 경영전략학회 출신으로, 여러 조직에서 리더의 경험을 해본 리더십 있는 친구입니다. O군은 당시 시리즈 B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영업 및 사업개발을 하고 있었는데, 이전까지 영업을 하지 않던 회사에 외부 영업을 처음 도입하여 두세 달 만에 수천만 원의 영업 실적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실행력을 갖고 있습니다.


또 다른 동료(K군)는 창업을 하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창업동아리 학생으로, 고려대 창업동아리 회장을 할 정도로 창업에 진심인 친구입니다. K군은 친구들과 패션 MBTI 서비스를 만들어서 수만 명의 바이럴을 달성하고, 패션 커머스 회사에게 프로젝트 매각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요. 그 후, 창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고자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상황이었습니다.


마지막 동료(C양)는 O군과 마찬가지로 저와 같은 학회 출신으로, 기획과 디자인 능력이 뛰어난 친구입니다. C양은 당근마켓에서 기획자 인턴으로 일한 경험이 있었으며, 주도적으로 서비스를 키워보기 위해 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의지를 다지던 하이드 팀의 모습 (ft. 두 손을 내민 C양)


 

희망찬 창업의 시작

팀 이름은 기존 서비스 명을 그대로 따서 '하이드'라고 지었습니다. 당장 제가 월급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월급 대신 월 40만 원의 생활비와 지분 일부를 주기로 하였습니다. 사무실도 없어서 휴학생인 C양과 K군이 매일 번갈아가며 연대와 고대의 회의실을 예약해서 팀 업무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렇게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저희는 금세 친해졌습니다. 팀원 모두 성격도 다르고 겪어온 경험도 달랐지만 업무의 합이 잘 맞았고, 함께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점차 커져갔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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