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사람, 첫 번째. (2/3)
오랜만에 카페에서 케난을 만났다.
그동안 근무 시간이 바뀌어서 내가 오기 전에 퇴근을 했었단다.
터키쉬 커피를 주문했더니 커다란 커피잔을 가져다준다.
"난 터키쉬 커피 시켰는데?"
"이거 터키쉬 커피야."
엥? 하며 한 모금 마셨는데 터키 커피가 맞다.
에스프레소처럼 샷으로 마시는 터키 커피를 라테 잔에 한가득 담아서는 라테 아트까지.
날 위한 스페셜 터키 커피란다. '어때?' 하는 표정으로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내 반응을 기다리는 그에게 엄지를 추켜올리며 최고라고 말해줬다. 열아홉 살 소년의 자부심이 최고조로 차올랐다는 걸 그의 숨기지 못하는 표정이 말해준다. 그 모습이 참 순수하고 귀엽다.
결국 한잔을 다 비우지는 못했다.
커피가루를 물에 넣고 팔팔 끓여낸 터키쉬 커피 한 사발(!)을 다 마셨다간 밤을 꼴딱 새워야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국 이날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 때문에 한참을 뒤척이다 두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이렇게라도 자기 때문에 잠 못 들길 바라는 녀석의 치밀한 작전이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에이 설마.
2015년 8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