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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춥다물 Apr 17. 2024

회사에 지원 이메일 보내기

영어 이메일 쓰는 법

 서구 문화권의 사람들은 나를 최대한 어필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의 반대보다 더 긍정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모난 돌이 맞는 정이나 가만히 있으면 도달하는 중간 지점 같은 것은 영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나를 뽑아달라고 보내는 구직 문의 이메일도 나는 네 회사에 관심이 있지만 꿀릴 것이 전혀 없고, 시간 내서 잘 한번 보면 내가 대단한 일을 해왔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테니 연락 줘라고 담백하지만 자신 있게 보내야 하는 것이다.

 나를 뽑아만 주신다면 과 같이 읍소에 가까웠던 한국식 이메일의 초고를 본 곰이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책상에서 일어나 보라고 손을 내저었다. 웬만했으면 내 성정이 묻어나도록 쓰도록 가이드만 해줬을 텐데, 얼마나 구렸으면 쟤가 저럴까 키보드를 그쪽으로 밀어줬다. 무심하게 내 문장의 살을 다 빼고 머리와 꼬리를 다듬은 그가 쓴 이메일은 간단명료해졌다. 오히려 짧아진 그 이메일은 담백하고 정중한데 매력적이었다. 그 이메일은 다음과 같다. 상황이나 회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썼지만 언제나 이 틀은 같았다.



Dear Sir/ Madam (담당자가 여성일지, 남성일지 알 수 없으니, 극존칭으로 두 가지를 함께 씀)


This is Water from Seoul, South Korea.(나는 한국 서울에서 온 물이다/ 성빼고 이름만으로 자신 소개)


I have noticed that you are seeking an architectural assistant on your website which I would be honoured to fill the role for. (당신들이 건축 디자이너를 찾고 있다는 것을 당신들의 홈페이지에서 보게 됐고 영광스럽게 내가 그 업무에 잘 맞을 것 같다./알게 된 경위 분명히 밝힘)

 

I have over 10 years experience in buildings from concept to completion in London as well as internationally, on a variety of projects varying from large mixed use developments to intimate community projects. I feel my knowledge would contribute well to this. I would like to apply for a role as an experienced architectural assistant  as this best fits my skillset and experience. (나는 십 년 넘게 계획설계에서 실시 설계에 이르는, 복합용도개발에서부터 소규모 주민센터까지 다양한 건축물에 대한 경험이, 런던뿐 아니라 각국에 있다. 나의 지식이 이 업무에 잘 기여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내가 가진 능력과 경험에 가장 적합한 '경력직 건축 디자이너'로써 업무에 지원하고자 한다/ 간단한 경력 설명과 왜 내가 이 업무에 맞는지 어필)


I have moved to London with my spouse visa work permitted this summer and I’ve been working mainly with Autocad , Sketchup, Enscape and Adobe CC in Seoul(2012-2015, 2018-2023) then Vectorworks and Rhino in London(2016-2018)  however I feel confident working with Revit as I've been teaching myself ever since the pandemic. (나는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배우자 비자를 가지고 이번 여름에 런던으로 이주했고, 주로 오토캐드, 스케치업, 엔스케이프, 어도비 CC로 서울(2012-2015,2018-2023)에서 일했으며, 벡터웍스와 라이노를 런던(2016-2018)에서 사용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독학한 레빗을 사용하는 것도 자신 있다/ 비자소지, 소프트웨어 능력 어필)


I am very happy to talk you through my full portfolio of works, to demonstrate how I would be an addition to the design team. (나는 기쁘게 어떻게 내가 디자인부서에 보탬이 될지 나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함께 얘기하며 설명할 수 있다/ 더 보여줄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을 어필, 면접을 제안함)


Also I’m open to other roles so please review my CV and suggest any roles you think that suit me better. (또한 나는 다른 역할에도 열려있으니 나의 CV를 잘 보고 나에게 더 잘 맞는 역할이 있다면 제안해 주기를 바란다/ 유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임을 어필)


Thank you for your time, I look forward to hearing from you soon.(시간 내줘서 감사하고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 인사)


All the best, (친애하는 마음을 담아,)

      

Water(물/ 성 빼고 이름만, 친밀감을 표현)


Architectural Designer (시그니처 넣기, 직함, 연락처, 이메일 등)

E: 춥다물@hotmail.com

M:+44 7000 000000




 이메일을 이렇게 고친 와중에, 안녕 크리스 13년 전의 나… 나를 기억하니? 우리 그때 같이 술 먹고 놀았잖아, 너네 회사 사람 구하더라? 나 그거 할 수 있는데라고 크리스에게 이메일을 보낼 수는 노릇이었다. 세상엔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자랑스러운 일도 있는 법이다. 아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전송했을 ‘친애하는’으로 시작하는 정중 하지만 담백하고 확신에 찬 이메일을, 나는 끝내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미련 없이 완전히 잊고자 했던 그 회사, '링컨스미스'할 때 그 크리스 링컨을, 그다음 주에 초대되어 갔던 다른 지인의 회사 이전 파티에서 13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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