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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춥다물 Jul 24. 2024

세 번째 면접

면접 초대장

톰은 정리정돈을 잘하는 에이전트였다. 그가 중간에 있으니 면접이 아주 빠르게 잡혔다.

전화로 좋은 소식이라며 알려주고 바로 정식 이메일을 보내왔다.

 

안녕 춥다물
아래 회사에서 보내온 초대를 확인해 줘.

시간/날짜 : 2월 6일 화요일 12시(정오)
장소 : 사무실 주소(문 오른쪽에 있는 초인종)
상세내용 : 면접은 크리스가 진행해, 그리고 아래는 그가 보내온 이메일이야.

질문이 있으면 어제든지 알려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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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춥다물,
우리는 화요일에 너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어. 네가 아마 우리에 대해서 조금 예고가 필요할 것 같아서 설명을 좀 하자면, 같아서 우리의 비전과 우리 팀, 임무를 조금 설명해 줄게.


면접일에 이것들은 최대한 간략하게 설명하고 너에게 너의 프로젝트를 소개할 시간을 주려고 해. 네가 많은 프로젝트를 한 걸 알고 있어. 해줄 말이 많이 있겠지만, 아쉽게도 우리에게 1시간밖에 없어서, 어떤  경험과 어떤 프로젝트가 가장 네가 하고 싶은 일(혹은 어떤 이유에서라도)과 관련이 있는지 고려해서 선택해서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리는 네가 다음 직장에서 어떤 것을 성취하고 싶은 지 알고 싶어.
우리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첨부하니 미팅 전에 한번 보고 와줬으면 해.

마음을 담아,
크리스


 에이전시를 통해서 구인, 구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지 못해 톰을 통해 전달한 대표의 메일은 조금 감동이었다. 내용은 알고 보면, 우리 시간 없으니까 미리 예습하고, 면접 잘 준비해서 와였지만, 그 말을 누구도 이렇게 친절히 해주지는 않았었으니까. 그것을 또 세상 친절한 톰한테 들으니 감동이 두 배가 된 것 같았다. 면접 당일 톰은 이메일을 하나 더 보냈다.


안녕 춥다물
오늘면접 행운을 빌어!

잘 보고 끝나면 연락해 줘.

친애하는,


 그림 쇼는 영국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건축 회사 중의 하나이다. 그곳에서 20년을 일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어떤 회사의 같은 현관문을 20년간 열고 닫은 사람에게는 어떤 초능력이 있을까? 이 문을 내가 다시 열고 닫게 될까? 면접 당일, 근방에서 간판을 찾을 수 없어 헤매다가 아주 조그맣게  아주 무거운 문의 오른쪽에 있는 초인종을 누르면서 했던 생각이다.


 크리스와 헤리엇은 공유 오피스의 한편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다였다. 처음 시작하는 사무실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다시 그 짓거리를 할 수 있.


안녕 춥다물, 여기까지 와 줘서 정말 고마워. 먼저 우리 소개를 먼저 할게.


 알렉스는 30분 동안 친절하게 회사 소개를 먼저 해줬다. 내가 질문목록에 적어갔던 내용들을 거의 다 말해주는 바람에 질문할 게 없어질 정도록. 크리스가 회사와 내가 맡게 될 수도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동안 헤리엇은 내 눈과 내가 제본해 간 포트폴리오를 오래도록 바라봤다. 그것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 우리는 네가 이 면접을 잘 해내길 바라. 응원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그리고 말했다. 너에 대해서 얘기해 줘. 면접이 시작됐다.


 한 시간밖에 없다던 알렉스는 정말 한 시간이 되자 미팅을 하러 가야 한다고 짐을 챙겨 나갔다. 캐서린과 30분 정도 얘기하는 동안 그는 심지어 다시 돌아왔다. 우리는 30분을 더 얘기했다. 마치 팀회의를 하는 것처럼.


 그 대화가, 아니 면접이 얼마나 만족스러웠냐면 나는 김밥집에 들러야 하는 것도 까먹었다. 그 문을 다시 열고 나왔을 때 나는 웃고 있었다. 같이 사는 남편이 아닌 사람 2명이랑 얘기했을 뿐인데, 굉장한 성취감이 느껴졌다. 구덩이에서 나와서 처음 본 들꽃 같았다. 몇 개월동안 집에서 면접 준비만 하다가 다시 매일 일하던 사람으로 곧 변신할 준비도 다 된 것 같았다. 이틀 후에 네 번째 면접이 남아 있다.

 

-당분간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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