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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케이 Dec 28. 2023

죽음에 대하여

누구에게나 죽음은 정해져 있다. 시기와 방법이 다를 뿐.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죽음'뿐이다. 

최근 유명 배우가 안타깝게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죽음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본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가 분명 있었지만 다행히 한 번도 스스로 목숨을 버리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사람마다 받아들일 수 있는 고통과 스트레스의 한계가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강도의 스트레스에 누군가는 살고 누구는 스스로 그 삶을 마무리한다. 참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다. 회사를 창업하고 운영하면서 다양한 고통과 외로움에 직면한다. 창업가는 어려운 상황에 맞서 싸워 이기면 살고, 그 고된 현실을 넘어서지 못하면 죽기도 한다. 그게 현실이다.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사업을 하면서 죽고 싶은 만큼의 절망을 느낀 적이 몇 번있었다. 돌이켜보면 운이 좋아 잘 넘길 수 있었지만 분명 감내하기 힘든 고통의 시간들이었다. 막다른 길일 수 있다는 불안감에 힘들어할 때는 외로움과 돈이 대부분의 원인이었다.



사업을 하면서 '외로움'은 불안감, 억울함에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매일, 매주, 매월, 매년 일어나는 일들이 긍정적인 신호만 있지 않아 언제나 불안하다. 그 불안함을 내색할 수 없는 것이 사업가의 현실이다. 불안한 심정을 감내할 수 있는 멘털을 키우거나(참 어렵다) 매 순간 대안을 만들어 준비하면서 불안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불안감과 다르게 '억울함'은 병을 만들기도 한다. 직접 하지 않은 일에 대한 비난을 받을 때가 있고, 사실과 다른 얘기에도 대응을 할 수 없을 때도 있다. 잘 못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도 사과를 해야 하거나, 힘들게 내린 '최선의 선택'을 모두가 비난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몸과 마음이 무너진다. 도망갈 수는 없다. 이겨내거나 참아낼 뿐이다. 누군가는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사업가에게 '돈'은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사업을 성공시켜 부자가 된다는 생각은 언제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회사 운영비를 만들어야 하고, 직원들의 급여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돈'과 관련해서는 언제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다. 사업가에게 이 부분을 책임지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는 스스로를 막다른 길로 몰아세운다. 회사의 운영비가 부족해서 돈을 빌리러 가서 거절을 당할 때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존감은 무너졌다. '돈'때문에 세상에 혼자라는 공포는 겪어본 사람은 알 수 있다. 이처럼 사업가에게 돈은 목숨과 죽음과도 연관이 있는 무서운 것이다. 목숨을 지키기 위해 꼭 돈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이 '목숨'을 위협할 막다른 곳으로 몰기도 한다.



코로나19가 극심한 시기에 자영업자들이 자살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느 날 장사도 잘되고 인기도 많았던 단골 식당의 사장이 자살하는 일이 있었다. 돈 때문이었다. 한동안 서서 그의 '죽음'을 애도했던 기억이 난다. 사업가는 '돈'과 '외로움'이라는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것들을 잘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막다른 길에 이르러서는 선택의 시야가 좁아져 극단적인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미리미리 관리하고 스스로를 훈련하는 방법밖에 없다. 



당시 한 사업가의 '죽음'을 애도하며 썼던 글을 소개한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옵니다.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끔도 만듭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영향이 없으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고 살고 있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각자 서 있는 자리가 어딘가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다름은 곧 우리에게도 큰 불행이 닥쳐올 수도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오래전 사회 초년생일 때, 거래처와 가까운 곳에 있는 치킨 맥주집에서 가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이 근처에서 창업을 하게 되었고, 맥주가 생각날 때 이 가게를 가게 되면서 연을 이어 갔습니다.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이제는 왔다 갔다 하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가게가 되었습니다.

이 가게는 이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근처 호프집도 추가로 오픈하고 장사가 잘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음식도 정성스럽게 하여 잘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후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이 가게. 가끔 지나다니면서 사람이 너무 없어서 힘들겠다 정도의 생각만 했었지요. 어제도 역시 같은 길을 가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봤습니다.  코로나로 위기에 몰린 사장님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하네요. 순간 '멍'하게 서있었습니다. 안타까움 그 이상의 감정에 좀 힘들었습니다.


다시는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극단적 선택의 순간이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혼돈의 시기에 홀로 외로운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안타까운 희생이 없기를 바랍니다. 부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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