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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케이 Dec 24. 2023

고객과의 대화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고객 응대는 기업 성공의 중요한 요건이다

자수성가한 사업가이자 억만장자 비즈니스 신 '틸만 페르티타'는 그의 저서 [장사의 신을 넘어 비즈니스의 신으로_Shut Up and Listen!]에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다섯 개의 카워드를 제시했다. 그중 첫 번째가 고객 응대에 관한 것이다. 고객은 기업을 흥하게도 할 수 있고 망하게도 할 수 있는 강력한 존재다. 고객을 대하는 방법은 사업의 기본을 넘어 성공을 위해서 꼭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얼마 전 겪었던 사소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고급스러운 베이커리 카페에서 가장 비싼 차(tea)를 시켰다. 여의도에 위치한 베이커리 카페는 점심시간도 아닌데 사람이 꽤 많았다. 투자와 관련한 발표는 여느 때와 다름없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공격적인 질문에 대응하느라 힘이 들었다. 따뜻한 차 한잔이 간절했다. 늦은 오후에 있을 다른 미팅을 준비하려면 먼저 집 나간 멘털을 찾아오는 것이 필요했다. 다행히 이 카페는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하기에 충분히 괜찮았고 처음 경험한 차의 향과 맛은 너무 좋았다.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티백의 깊이가 충분히 남아 있었지만 급하게 마신 탓에 뜨거운 물이 더 필요했다. "따뜻한 물을 좀 더 줄 수 있을까요?" 한마디면 비싼 차를 조금 더 리필할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카페에서 추가로 부탁을 한 경우가 거의 없었던 거 같다. 추가 부탁이 카페의 바쁜 직원들에게 민폐가 될 수 있겠지만, 차를 좀 더 마셔야 한다는 강한 끌림에 주문대로 향했다. 


"저기요~", "잠시만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저기요.~". "--------" 대꾸가 없다. 기분이 나빠졌다. "앞 주문부터 먼저 처리하는 동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정도의 가벼운 친절만 있었어도. 아니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정도의 멘트만으로도 충분히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직원은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 직원의 "대꾸 없음"에 기분이 상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로 화를 내거나 불만을 표출하지는 않는다. 다만 다시 오거나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 줄 생각은 송두리째 사라졌다.  


이 카페에도 전문가답게 다른 손님을 대응하면서도 이미 주문을 끝낸 나 같은 사람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직원이 있을 것이다. 혹은 잠깐의 양해를 구해서 기다리는 사람을 충분히 이해시키는 직원분도 있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전문가도, 유연함을 발휘하는 그런 직원은 아니었다. 


기다림이 길어져 기분이 더 나빠지려는 찰나, 다른 직원이 멍하니 머그컵을 들고 있는 날 보며 말을 걸었다. "필요한 게 있으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 지금 손님이 많네요. 저기 따뜻한 물을 더 드릴까요?" 그는 내가 우둑커니 서 있는 이유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원인, 불평이 쌓이는 징후 판단, 그리고 해결책까지 한 번에 해결했다.  다른 직원분의 쉽고 완벽한 대응에 자칫 엉망이 될 뻔한 기분이 돌아왔다. 한번 더 우려먹는 티도 만족스러웠다. 




어떠면 고객을 잃고 얻고 하는 '고객 응대'의 중요성은 사소한 곳에 있다. 카페가 아니라 한 명의 직원의 대응 방식이 상황을 힘들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장이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하고, 완벽하게 손님을 대해도 고객응대는 작은 빈틈에서 발생한다. 사업을 하거나 가게를 오픈한 후 이런 작은 빈틈은 시간의 흐름에서 서서히 커지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 


틸만 페르티타는 고객 응대는 사업 성공 요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고객과의 대화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을 응대하는 기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는 고객에게 너무 간단하게 안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잠재고객이나 고객 모두에게 안된다는 말을 하는 것은 고객과의 대화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결론짓는 것입니다단호하게 안된다가 말하는 것이 멋있다는 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고객에게는 다른 표현으로의 대화를 이어 가야 합니다고객의 요구에 추가 비용을 제안하는 등 안됩니다’ 대신 다른 대안을 제공해야 합니다기업을 대표해서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직원 모두는 할 수 없는 걸 말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걸 말해야 합니다부족하다면 충분히 훈련을 하고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사장은 직원이 고객들과 대응하는 모든 것들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크고 작은 문제를 많이 겪었고 여전히 잠재적인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문제로만 여기면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 회사와 직원이 서로 관심을 가지고 조직 문화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회사(혹은 팀)가 할 일과 직원(팀원)들이 해야 할 일이 분명 있다. 그 일들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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