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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곰 Sep 10. 2024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여행기를 마치며,

로드트립 에필로그 

인버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 대한 여행 이야기를 모두 풀어냈다. 오늘은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를 차를 타고 여행한 전체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갔던 장소들, 머문 곳들, 로드트립 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담아낼 것이다. 하이랜드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이 포스팅을 살며시 둘러보고 가면 좋을 것이다. 



▲ 우리의 여행일정

총 여행일수: 7박 8일 

차량 렌트: 에딘버러 공항 픽업 및 반납 

숙박장소: 던디 1박(호텔) / 글렌코 2박(에어비엔비) / 스카이섬 2박(에어비엔비) / 인버니스 1박(베드앤브렉퍼스트) / 에딘버러 1박(호텔) 



▶ 스코틀랜드 여행의 시작은 역시 에딘버러.


우리가 여행의 시작점으로 정한 곳은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딘버러이다. 에딘버러 공항으로 들어왔고, 공항에서 차를 렌트하고 반납하는 것이 비교적 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에딘버러를 이미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에 시내는 반나절 정도만 둘러보고 바로 북쪽으로 향했다. 공항에서 차량을 렌트하는 과정은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렌트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차량 업그레이드를 권유하는 것인데, 여기에 낚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2명뿐이라 소형차인 피아트500을 렌트했는데, 직원이 도로가 험한 곳이 있어서 SUV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봤다. 처음에는 차량 남는 것이 있다길래 공짜로 업그레이드가 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당연하게도 차액을 내야하는 것이었다. 하이랜드가 워낙 산악지형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고민했는데, 우리는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이랜드와 스카이섬까지 로드트립을 한 결과, 소형차로도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그만큼 도로 상태는 정말 좋았으니, 하이랜드를 여행하기 위해 차량을 렌트한다면 이 점을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 어딜 가나 절경, 결코 서두르지 말자. 


에딘버러를 벗어나서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금방 자연 속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때부터는 끊임없이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만나게 되는데, 우리는 가는 길에 정말 많이 멈춰섰다. 하루의 목적지가 있었음에도 중간에 워낙 많은 곳에서 멈췄다 갔기 때문에 해당 목적지에 늦은 시간에 도착하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지나는 길에 만나게 되는 그 장관을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자연 속으로 여행을 왔는데, 우리가 정해 놓은 일정에 치이며 서두르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의 목적지(예를 들면 숙소)만 정해두고 경유지는 미리 결정하지 않았다. 길을 따라 가다가, 혹은 짝꿍이 지도를 보다가 괜찮은 곳이 있으면 멈춰서는 방식으로 여행했다. 


그렇게 우리는 천천히 하이랜드 깊숙히 들어섰다. 특히 A82번 도로를 타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장면이 바뀔 때마다 자연이 그려내는 절경을 끊임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글렌코, 포트 윌리엄 등 주요 지역을 통과하는 도로기 때문에 하이랜드 로드트립을 한다면 A82번은 꼭 거쳐가야 할 도로이다. 이 도로에서만큼은 서두르지 말고 주변의 풍경을 충분히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앞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도로에서 보게 되는 자연이 감히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장관이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가 차들이 많이 서있는 곳을 보게 된다면, 혹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꼭 멈춰 서서 하이랜드 자연의 웅장한 풍광을 마음껏 감상하기를 바란다. 



▶ 하이랜드는 넓다. 가고 싶은 곳을 정하자. 


하이랜드는 스코틀랜드 북부 지방을 모두 포괄하는 지명이다. 그만큼 광대한 영역을 자랑하고, 그 안에는 당연하게도 가볼만한 곳이 정말 많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정말 많다면 모든 곳을 다 가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여행객은 한정한 시간으로 여행하기 때문에 하이랜드의 모든 곳을 가보는 것을 불가능하다. 그래서 여행을 가기 전에 본인이 가보고 싶은 장소를 미리 찾아보고, 동선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우리가 여행한 것처럼 하이랜드의 주요 거점에 숙소를 예약해 두고 그 숙소까지 가는 길과 숙소 근처에서 가볼만한 곳을 찾아봐도 된다. 워낙 넓은 지역이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여행한다면 정작 가보고 싶은 곳을 못 가보고 돌아오게 될 수도 있다. 물론 계획 없이 여행하더라도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장엄한 자연 풍경은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은 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하이랜드에서 꼭 가보기를 추천하는 곳은 단연 스카이섬이다. 하이랜드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자연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 테니, 하이랜드 중에서도 웅장함과 장엄함이 단연 최고인 스카이섬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가는 길이 꽤나 멀기는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섬 내부를 돌아다니다 보면 앞서 지나온 먼 여정이 말끔하게 잊혀질 것이다. 그 정도로 숨이 턱 멎을 듯한 자연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스카이섬이다. 스카이섬까지 가는 길에서도 근사한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섬까지 오가는 길과 섬 안에서 최고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다르다. 그들의 문화를 느껴보자.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영국은 4개의 국가(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연방으로 합쳐진 연방국가이다. 흔히 잉글랜드를 영국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국 안에 있는 네 국가는 엄연히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 언어도 지금은 영어로 거의 통합되었지만, 과거에는 다른 언어를 쓰기도 했고 지금까지도 그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스코틀랜드를 여행한다면 스코틀랜드만의 문화를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하이랜드는 스코틀랜드에서도 시골이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고유의 문화가 비교적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스코틀랜드 고유의 모습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인 킬트를 입고 전통 악기인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사람을 길에서 마주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하이랜드 깊숙하게 들어갔을 때는 스코틀랜드에서 볼 수 있는 털이 덥수룩하게 난 소(하이랜드 소; Highland Cow)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한참을 찾지 못해 포기하려던 참에 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왔는데 그 앞에 하이랜드 소가 우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우리는 얼른 다가가서 그 모습을 담아냈는데, 하이랜드 소는 포스가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귀여웠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스코틀랜드 전통 음식인 하기스에 도전했다. 하기스는 양의 내장으로 만든 음식으로 우리나라의 순대와 비슷하다. 양 특유의 냄새가 날까봐 걱정했는데, 막상 조리된 것은 먹어보니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처럼 우리는 여행하는 내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잉글랜드의 모습과 다른 스코틀랜드의 면모를 찾아보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스코틀랜드 고유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즐거움이 여행하는 내내 우리와 함께했다. 


이렇게 길었던 하이랜드 로드트립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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