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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 은 Mar 09. 2024

소리 없이 잠든 나의 친구에게 Epilogue (완)

#사계절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사계절]


나는 결심했었다

올해의 계절이 모두 끝나면 죽겠노라고,


봄이 찾아왔다. 아름다운 꽃향기가 나의 눈물에 젖어들 때, 무건조한 부름과 손짓에 내게 대답해 주며 달려오던 네가 있었다


여름이 찾아왔다. 환한 햇살에 비해 내 하루는 점차 어두워질 때, 잔디 위에서 찬란히도 아름다운 풍경을 아무 말 없이 내 곁에 앉아 같이 바라보던 네가 있었다


가을이 찾아왔다. 단풍이 물들어감과 동시에 내 손목도 짙어질 때, 달빛만이 비추는 그 짙은 새벽에 홀로 계단에 앉아있는 내 곁을 지켜주던 네가 있었다


겨울이 찾아왔다. 쓰라린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았을 때, 한숨은 입김이 되어 내 눈앞을 가득 메우던 그날에도 내 곁에서 똑같은 입김을 내뿜고 있던 네가 있었다


나의 마지막 사계절을 지켜주던 네가 있었고,

너의 마지막 사계절을 지켜주지 못한 내가 있었다


나는 결심했다

올해의 계절이 모두 끝나면


네가 보낸 마지막 사계절을

매일, 매달, 매년 추억하겠노라고


- 22.02.12




볼보가 그리울 때마다 이곳에 찾아와 다시 볼보를 추억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리 없이 잠든 나의 친구에게'는 여기서 끝맺으려 합니다. 예전부터 풀어내고 싶었던 저의 이야기를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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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도 안녕, 늘 고마워, 오늘도 평온한 하루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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