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마흔의 비밀

2장 자각 - 문제는 나한테 있었다.

by 봄울

2-2) 돈 모은 적 없는 여자(돈 문제)


어느 날 책 한 권을 읽었다. 켈리 최 회장님의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였다. 그녀는 한 때 사업 실패로 수십억의 빚을 졌지만, 이를 극복하고 켈리델리라는 초밥 전문 회사를 창업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산가가 되었다. 그녀가 인생 최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책에서 돈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책을 읽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돈을 떠올릴 때 어떤 감정이 들지?


돌이켜 보면 어릴 때부터 돈을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디모데 전서 6장 9-10절)


성경에서 말하는 돈은 기피의 대상인 듯했다. 하나님과 겸하여 섬길 수는 없는 것이며, 온갖 시험과 올무의 근원이기도 했다. 파멸과 멸망, 악의 뿌리 등 온갖 부정적인 의미를 지칭하는 게 돈인 듯했다. 내가 부모님으로부터 얻은 돈에 대한 인식도 비슷했다. 돈은 본래 벌기 힘든 것이어서, 돈을 벌고자 욕심을 과하게 부리면 인생이 망가진다고 익히 들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 학교에서 얼마씩 저축을 해야 하는 것이 의무였다. 한 달에 최소 5천 원에서 최대 3만 원까지였는데 저축액이 모아지면 되돌려주었다. 학교에서는 저축의 습관을 기르는 교육이었을 텐데, 내게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엄마는 5천 원을 매달 보내는 것을 버거워하셨기 때문이다. 그렇게 저축으로 모아진 돈은 다시 엄마에게로 되돌아갔다. 나에게 돈은 ‘모으면 뺏기는 것’이었다.


엄마는 가끔씩 은행에 다녀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통장만 주고 돈을 찾아오라고 했다. 은행에서는 도장이 없으니 돈을 줄 수 없다고 했고, 나는 울면서 집에 가야 했다. 엄마는 헛걸음을 한 나에게 도장을 주면서 다시 심부름을 시켰다. 은행에 갈 때마다 한 번에 끝나지 않았고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서 좌절감을 느꼈다. 그래서 은행은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었다.


뉴스에서 본 부자들은 착취, 속임수 같은 나쁜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 고액체납자들의 저택에서는 비싼 명품 가방이나 옷, 구두들과 현금, 금과 같은 물품들이 무더기로 보였다. 사치를 즐기면서도, 세금의 의무는 외면하는 사람들이었다. 인기를 얻은 연예인들 소식에서는 도박, 마약이야기들이 있었다. tv속 드라마에서는 부자들의 가족끼리 사이가 좋지 않아서 주식 싸움하는 모습이 많았다. ‘부자가 되면 가족들과 사이가 나빠지게 되나 보다.’ 그간 경험 속에서 은행은 나를 슬프게 만드는 곳이었고, 성경에서는 돈을 멀리하라고 가르치는 것 같았다. 부자가 되려면 남을 속여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가족들과 사이가 멀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돈이 많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대엔 부채가 생겨서 ‘돈=빚’이라 갚아야 하고 빨리 없애야 하는 대상이었다. 당시 아버지는 내 이름으로 카드를 여러 장 만들었고, 돌려 막기를 하다가 이자를 갚지 못해 부채가 늘었다. 내가 잘못을 해서 생긴 빚이 아니다 보니 억울하기만 했다.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통장의 잔고는 부채와 생활비로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사라져야 할 돈이 통장에 며칠이라도 쌓여있으면 오히려 불안하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내가 경험했던 돈은 이런 모습이었다. 나는 돈을 모을 때마다 빼앗겼다. 돈은 늘 부족해 나를 울도록 만들었다. 억울하고 힘든 삶을 살게 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삶을 꿈꾸지도 않았다. 나쁜 사람이 되어야 돈을 많이 가질 수 있다고 여겼다.


책 속에서 만난 켈리최 회장님은 돈은 많을수록 좋고, 그래야 남을 도울 수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돈이 내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가르쳐주었다. 나는 이 대목에서 돈에 대한 나의 신념이 어긋났음을 깨달았다. 무언가를 원하면 얻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그런데 돈을 원하기는커녕 기피했으니, 돈을 벌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돈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승호의 돈의 속성에서는 돈을 인격체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돈이 인격체라는 건 무슨 뜻일까? 그동안 돈은 다스리고 통제해야 하거나 교환가치정도로 생각했다. 사람처럼 대한다는 인식을 한 적이 전혀 없었다. 사람도 좋아하고 귀하게 대해야 잘 지내게 된다. 돈도 푼돈은 어린아이와 같은데 자신의 아이를 함부로 대하는 이에게 큰돈은 다가가지 않는다고 한다. 작은 돈을 귀하게 여기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여러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성공한 사람들, 무언가 목표를 성취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비슷했다. 돈에 대한 생각을 먼저 바꿔라. 그동안 돈을 모으지 못했던 것은 돈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과 그로 인한 잘못된 생각이 원인이었다. 빚이라는 공포와 두려움이 쓰나미처럼 나를 덮쳐서 일상으로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인 듯 여겨지게 했다. 사실 성경에서는 돈을 사랑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내용도 있지만, 돈을 청지기의식으로 관리해야 하고, 남을 돕고 베풀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하지만 내가 가진 부정적인 시각은 성경에서 부정적인 내용만 골라보게 했다. 회색 안경을 쓰면, 세상이 온통 잿빛으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우선 돈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돈은 나를 돕는다. 돈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 그리고 돈이 내게 줄 수 있는 행복,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정원이 있는 마당과 수영장이 딸린 집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거야.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지인들이 놀러 오면 바비큐를 구워서 같이 즐기고, 누군가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공간을 내어줄 수 있을 거야.


크루즈를 사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여행을 하면서 그 지역에 필요한 비즈니스를 일으켜서 남을 도울 수 있을 거야. 여행을 하면서 남을 도울 수 있어..


이제 돈은 내 삶에 필요하며, 많을수록 좋다.

나는 돈을 잘 다룰 줄 알며, 그러한 방법을 배우는 것은 쉽다.

나를 돕는 돈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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