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내적 친밀감을 이용한 비문학 읽히기 전략 대방출
후군은 어릴 때부터 책 읽기 훈련이 되어 있는 아이다. 엄마 무릎에 앉혀놓고 목이 쉴 때까지 책을 읽어주며 키웠더니 효과가 있었다.
물론 모든 책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본인 취향이 너무나 확고하셔서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특히 스토리 라인이 흥미 돋는 문학을 사랑하시고 비문학 따위는 개나 줘버려 스텐스로 일관한다. 그걸 깨려고 수 없는 시행착오 끝에 '만화'로 라도 접하게 하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순수문학파를 두신 집에서는 아쉬운 데로 학습만화로 비문학을 접하게 하면 효과가 있다.
정통 한국사를 시대순으로 읽으며 정리하는 아이에게는 전혀 필요 없는 전략이 될 테지만 흥미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스타일의 아이라면 분명 효과가 있다. 가령 한국사를 아이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예를 들어보자. '설민석의 한국사 만화 시리즈'를 보면 온달왕자라는 캐릭터가 시대를 초월하며 갖가지 인물들을 만나며 한국사를 자연스럽게 알게 안내한다.
캐릭터들이 조각조각 시대를 초월해 다니며 한국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고 또 보고는 효자책이다.
책 좋아하는 아이로 크는 팁은 설민석 아저씨가 한국사 특강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을 같이 보며 저자에 대한 내적 친밀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저자에 대한 신뢰를 쌓는 과정을 거치면 이 전략은 이미 반은 성공이다.
또 다른 예로는 인물 만화 WHO시리즈로 위인전을 접하면 정말 좋다. 이건 어른이 봐도 유익하고 재미있다. 주로 위인들의 성장기와 주요 사건들을 만화로 이해하기 쉽게 표현했고 중간중간에 자료들을 삽입해 놔서 유익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구성이다.
위인전의 좋은 점은 위인전을 읽으며 마치 내가 그 위인을 아는 사람처럼 내적 친밀감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는 데 있다. 아는 사람처럼 만드는 것이다.
이와 같은 아는 사람 전략은 요즘 티브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쉽게 느낄 수 있다. 아이돌 그룹 만들기 콘테스트 포맷을 갖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이 사실 이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해 오디션에 참가한 과정을 모두 보며 내가 응원하는 지망생이 아이돌로 데뷔까지 한다면 나도 모르게 나만의 작은 위인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내가 응원해서 내가 만든 아이돌 찐 팬이 탄생하게 된다. 위인전을 읽으면서 위인과 내적 친밀감을 갖게 되면 마치 내가 아는 사람처럼 생각하게 된다. 이때 장점은 그 위인이 쓴 책이나 과업들까지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생뚱맞게 '어린이를 위한 월든' 책을 권한다고 생각해 보자. 어떤 어린이가 이것을 흥미 있게 받아들일까? 하지만 핸리 데이비드 소로 위인전을 통해 (더 정확히 만화로 즐겁게 그 아이의 성장기까지 공유한) 후군은 내가 권한 '월든'을 보는 척이라도 한다.
"어! 나 이 사람 아는데!"
채니샘의 핵심 전략 : 아는 사람 전략은 책을 접할 때에 심리적인 거부감을 낮춰준다.
먼 훗날 우연히 책을 접한다면 '어! 나 이거 아는 책인데'의 심리상태로 반가움의 씨앗을 심어 놓는 작업이다. 책을 소개할 때 부모가 내용을 알고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사춘기 애한테는 길게 설명하는 게 최악이므로 스포 하듯이 흘리듯이 말한다.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남들이 다 원하는 하버드를 졸업한 후, 모든 걸 다 버리고 고향인 콩코드로 돌아가 월든 숲 호숫가에 집을 짓고 2년 2개월이나 살았데
-소로는 왜 모든 것을 버리고 월든 콩코드 호수 숲 속으로 갔을까?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더 많이 소유해서 부자가 되고 싶어 안달인 세상에서 보란 듯이 소로는 숲으로 들어가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데
-네가 소로 라면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어?
엄마가 읽었을 때 기억에 남는 부분이 본인이 먹을 것들 외에 아주 조금 더 경작해서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샀다고 해. 2년 2개월 동안 말이야.
-소로는 2년 2개월 동안인데 너라면 얼마나 가능해?
무소유의 삶도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최소한의 소비만으로 자급자족의 삶을 직접 해낸 소로가 월든에서 깊게 사유하고 내면에 집중하며 어떤 생각들과 깨달음을 얻었는지 궁금하게 하는 것이다.
세 가지 질문 정도면 충분하다. 그 이상하면 듣기 싫어하므로 보고 싶으면 보라는 듯이 권해 준다.
이 정도 노출되면 '월든'은 각인되어 아이의 두뇌에 '아는 책'리스트에 올라간다. 그것으로 책의 씨앗을 심어주면 된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듯이 책도 아는 놈이 잘 읽는다.
비문학의 관심의 그릇을 넓히는 좋은 방법은 뉴스보기이다.
8시 뉴스를 매일 짧게라도 보여준다. 부모와 같이 보며 대화 나누면 더 좋고 시간이 안되면 헤드라인 뉴스라도 접해도 된다. 매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정치 경제 사회 연애 날씨까지 갖가지 정보의 총집합체를 짧은 시간에 접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신문을 구독해서 보면 더욱 좋다.
꼭 비문학을 책이나 활자를 통해 접한다는 상식을 깨야한다. 영상을 통해 짧은 시간 관심과 흥미도를 높이면 추후에 관련 자료를 접할 때 난 이미 아는 내용이라 반가워진다. 생각의 씨앗이 이렇게 중요하다.
부모가 이 정도 노력했으면 할 만큼 한 것이다. 이래도 안 읽으면 애 잡지 말고 그냥 뿌리 깊은 독해나 빠작같은 비문학 지문이라도 문제 풀면서 접하면 된다. 소화력이
안되는데 꾸역꾸역 먹이면 탈이나듯 짧은 지문으로 접하며 실력을 쌓는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