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와 관이 준비되면 망자를 씻기고 수의를 입힌다. 이게 염습(殮襲)이다. 습은 망자의 몸을 닦고 수의를 갈아입히는 일이다. 망자가 아버지면 아들이, 어머니면 딸이나 며느리가 한다. 닦는 물은 향나무 삶은 물을 사용한다. 이때 손톱 발톱이 길면 자르고, 머리카락도 수습하여 입관할 때 관에 넣어준다.
습을 할 때 망자의 입을 벌려 물에 불린 쌀을 숟가락으로 떠넣는다. 이를 반함이라고 하는데 반함할 때 “천 석이요, 이천 석이요, 삼천 석이요”한다. 망자가 저승에 가서 먹을 양식이므로 푸짐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염은 수의를 입힌 망자를 삼베로 만든 염포로 일곱 매듭으로 묶는 일이다. 예전에는 습과 염을 따로 구분하여 치렀으나 이제는 한꺼번에 한다. 일이 진행되는 순서대로라면 ‘습염’이 되어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염습’이라고 한다.
염습할 때 가족들이 가장 많이 운다.
“돌아가신 분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세요.”
망자의 얼굴을 삼베 두건으로 덮기 전에 장례지도사가 말하면 유족들은 오열한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좋았던 일, 행복했던 순간, 미웠던 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염을 마치면 시신을 관에 넣는다. 입관(入棺)이다. 시신을 넣고 움직이지 않게 남은 공간에 옷을 채워넣기도 하고 두루마리 휴지를 넣기도 한다. 습할 때 챙겨두었던 손톱, 발톱, 머리카락이 든 주머니도 함께 넣는다. 고인이 평소 좋아하던 유품이나 성경, 책, 인형 등을 넣어주기도 한다. 죽은 사람이 뭘 알겠는가. 뭘 즐기겠는가. 모두가 남은 자들의 자기 위안에 불과하다.
이윽고 관을 덮으면 장례는 일차 마무리된다. 망자와 남은 자 사이에 영원한 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망자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뛰어다녔던 세상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맞는 말인가?). 이때 망자가 말을 한다면 임종 때와 달리 어떤 말을 할지…
그나저나 습은 자식들이 직접 했으면 좋겠다. 그게 진정한 작별 의식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