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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Oct 17. 2021

관계란

알고 보면 관계 맺는 건 그리 어렵지 않지만, 유지하는 건 갓난아이가 뒤집기를 단번에 성공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 그게 인간관계과 세상의 이치라고 우리는 몸과 감으로 알아차려왔다. 시작할 때의 자세와 정신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힘든 스포츠와 같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좋은 관계로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닐까. 관계를 맺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천진난만하게 시작한 놀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루해지기 시작하듯 처음과 끝이 다른 기분이 들어서는 사람과의 관계를 완성시킬 수가 없는 것처럼 관계는 잘 유지할 때 서로 상처 받지 않는다.


관계와 관련한 다양한 책들은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모든 조언이 정답이 될 수 없듯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아픈 사람과의 관계, 선후배와의 관계, 직장 내 관계, 특히 사랑과의 관계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잃고 싶지 않다.


Photo by@paris_shin


나 같은 경우에는 유난히 감언이설과 미소로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말 잘하는 사람에게는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쉽지는 않지만. 말 잘하는 사람이 사기꾼이 많다는 속설을 믿어서 그러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확실한 것은 그 모두가 내편이 되어서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앞에서 얻어내기 위한 미사여구 덧붙인 언변에는 그 사람이 얻어내고자 하는 목적이 있기도 하다.


요즘 보면 사람들이 똑같은 미소로 다가와 이야기를 풀어놓지만 돌아서면 또 그게 아닐 때가 많다. 자신의 목적이 있는 경우에만 관계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다. 머릿속에서 두드린 계산기의 답을 가지고 나와의 관계 형성과 유지를 위한 행동을 해보지만, 그게 전부가 아님은 쉽게 알게 되고, 조금 더 멀리하게 되는 원인이 되게도 한다. 그래서 나는 상대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낮추려고 노력한다. 기대치는 그 양에 따라 비례해서 실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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