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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는 나이 들어도 겪는단다
나이 서른이 훌쩍 넘어서 어딜 가도 (경단도 아닌 생짜) 신입인 무능한 인재는 다시금 좌절한다. 내 적성에 맞으면서도 내가 가진 제한과 상충하지 않을 업이 무엇인지 감은 안 오고, 또 실패하기엔 시간도 돈도 턱없다. 일적으로나마 한시라도 빨리 안정적이고 싶은 현실도피적 소망도 적지 않다.
그렇게 슬금슬금 조급증이 턱 끝까지 차오를 무렵에 엄마로부터 연락이 왔다. 또 시행착오를 거치기에 여건도 그렇고 과정 자체로 너절하다는 내 말에 엄마는,
엄마 | 시행착오는 나이 들어도 겪는다. 너무 얽매일 필요 없어. 다 겪으면서 사는 거야.
노련한 연륜이 담뿍 묻은 고조곤한 설교가 어쩐지 회심의 일침인양 시큰하게 뼈를 때렸다.
아무리 그래도 학업기가 한참 지난 이 나이에, 더구나 이 시점에 시행착오가 가당할까. 것도 애가 넷 딸린 한부모가장씩이나 되어서 말이다.
이래서 순서가 뒤바뀌면 사서 고생이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메멘토 모리라 사랑만 하기에도 짧은 삶인데, 사랑에 앞서 인내하고 감수해야 할 삶의 무게는 내 그릇을 넘치도록 벅차다.
그래도, 막내는 예쁘다(?). 막내는 사랑이다. 내가 가진 모든 무실속 부담감의 귀결이자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