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산맥 자락에 들어가 한 달 살기를 했던 척이 있다. 감, 호두, 복분자 등이 가득 길러지던 산자락에서다. 심신을 추스르고 새로운 날들을 기약해 볼까 하는 마음에 찾았다. 한 달 동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그곳으로 정했다. 그해는 유난히 더웠고 비도 많이 왔다. 여름이라 더위도 피할 겸해서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보자고 생각하고 들어간 곳이다. 자연 속에 묻혀 자연도 만끽하고 맑은 공기도 마음껏 들어마시며 보내었던 소중한 기억이다. 그렇게 보내니 시간이 멈춰진 듯했다. 무엇을 계획적으로 해야 할 일이 없으니 더욱 그랬다. 아침이면 어떻고 저녁이면 어떻고 또 밤이면 어떻겠는가?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고 나는 나대로 살아가면 되었던 나날이다.
사정이 있어서 한 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지만 그곳에서 보낸 한 달은 마음에 많이 남는다. 운무가 가득한 산자락이 있다. 예쁜 강아지가 늘 옆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더러는 벌레들과도 같이 살았다. 한여름 더위에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 다시 기회가 닿으면 올라가고 싶은 곳이다. 그곳에 식구들이 하루 시간을 내어 놀러 왔다. 같이 하룻밤을 보냈다. 마당에서 고기를 굽고 불멍을 했던 기억도 난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던 시간이었다. 사진은 내가 기거했던 곳에서 가까이 있는 얼음과 같이 찬물이 흘러내리는 공간이다. 주변에는 더위가 한창인데 그 계곡만 들어서니 서늘만 바람이 불었다. 그렇게 차이가 날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신기했다. 너무 차가운 물이라서 발을 담그고 있기도 힘이 들었다. 한여름에 말이다. 그렇게 식구들과 그 산을 내려왔던 기억이 있다. 다시 만나고 싶은,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