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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보라 Oct 09. 2020

떡볶이101, 당신의 선택은?

떡볶이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여주세요!

<2부 떡볶이>

 누군가 ‘떡볶이 먹으러 가자!’라고 하면 어떤 떡볶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떡을 양념에 볶은 떡볶이라는 이 음식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떡볶이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떡볶이를 먹자고 제안하고자 한다면 신중해지는 것이 좋다. 공식적으로 떡볶이 종류를 나누는 기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떡볶이의 종류들을 나열해보면서 각 떡볶이의 특징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동네 떡볶이

 말 그대로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분식집이나 시장 등에서 맛볼 수 있는 떡볶이이다. 이러한 동네 떡볶이의 큰 장점은 프랜차이즈 떡볶이와의 경쟁에서 지지 않고 당당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맛이 보장된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떡볶이’는 동네 떡볶이이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가격이 저렴하다. 요즘 워낙 배달 떡볶이 가격이 비싸서 그렇게 느껴지는지 몰라도 저렴한 가격에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런 동네 떡볶이는 떡볶이 이외에 꼬마김밥, 치즈스틱, 튀김, 순대, 어묵 등을 같이 파는 경우가 많은데 뷔페처럼 떡볶이 짝꿍들을 다 먹어도 만 원이 안 넘는 경우가 많다. 동네 떡볶이는 친구와 지나가다가 간식으로 먹어도 좋고 아예 포장해서 집에 가서 식사를 해도 좋다. 하지만 분위기가 화려하지 않은 가게가 많기 때문에 화려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고자 할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라볶이

 라볶이는 이름 그대로 라면과 떡볶이가 만난 음식이다. 떡과 고추장이 만난 것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만드는 방법은 떡볶이와 같지만 떡볶이가 보글보글 끓을 때 라면을 넣어주면 완성이다. 라면이야 따로 먹어도 맛있고, 찌개에 넣어 먹어도 맛있지만 떡볶이의 쫄깃한 떡과 매콤하고도 달콤한 소스와 만나면 더 환상적인 궁합이다. 

 라볶이는 본격적인 식사를 하고 싶을 때보다 잠시 허기를 달래고 싶을 때 먹으면 제격이다. 그냥 떡볶이와는 달리 라면이 들어있기 때문에 튀김이나 순대 같은 음식들을 곁들이기에는 약간 부담스럽다. 따라서 라볶이가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순간은 살짝 배고픈 시간이다. 약간 허기가 지는 점심 식사 시간과 저녁 식사 시간 사이의 오후 3시~4시에 먹으면 남은 오후를 든든하게 보낼 수 있고 또 저녁 식사를 배불리 하지 않았다면 저녁 식사 후 밤 8시가 넘어 먹는 야식 정도로 간단하게 먹으면 배부른 마음으로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다.     


-즉석 떡볶이

 즉석 떡볶이란 손님이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 파는 떡볶이를 일컫는 말로 보통 냄비에 떡, 쫄면, 만두, 라면, 당면, 삶은 달걀, 소스 등을 한 곳에 모아 전골처럼 끓여 먹는 요리이다.  즉석 떡볶이는 보통 얇고 기다란 떡을 사용하는데 떡을 국수처럼 ‘호로록’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석 떡볶이의 원조는 떡볶이의 원조이기도 한 신당동이라고 한다. 나는 무인도에 떨어졌을 때 한 가지 음식만 선택해서 쭉 먹어야 한다면 주저 없이 떡볶이를 먹고 싶다고 선언했지만 신당동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언젠가 꼭 갈 것이다.

 아까 언급했던 라볶이와는 달리 즉석 떡볶이는 정말 배고플 때 가야 하는 곳이다. 꼭 배고플 때 가야 한다. 즉석떡볶이는 삶은 달걀, 라면, 만두 등 토핑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배고플 때 먹어야 다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배고플 때 가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떡볶이를 다 먹은 후 그 국물에 밥을 볶는 볶음밥이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이다. 떡볶이를 먹는 과정이 마치 볶음밥을 만나기 위한 과정처럼 느껴질 정도로 볶음밥을 꼭 먹어야 ‘즉석 떡볶이 잘 먹었다!’라고 느낄 수 있다.     


 즉석 떡볶이는 사실 어느 가게를 가도 평균 이상의 만족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래도 프랜차이즈가 아니라면 맛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요즘 즉석 떡볶이 가게는 앞서 언급한 토핑 외에도 차돌박이, 삼겹살, 오징어, 치킨 등 다양한 음식들을 함께 넣어 조리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먹는 것도 굉장한 별미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분위기가 깔끔하고 화려한 즉석 떡볶이 가게도 많아서 잘 알아보고 가면 맛도 있고 분위기도 있는 곳에서 식사할 수 있다.     


-까르보나라 떡볶이

 까르보나라 떡볶이는 사실 정식으로 떡볶이로 인정해야 하나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고추장 떡볶이는 아니지만 까르보나라 떡볶이 역시 맛있으니 떡볶이로 인정하기로 하였다. 까르보나라 떡볶이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똑같은데 스파게티 면이 아닌 떡을 넣은 것으로 떡과 크림소스, 베이컨, 브로콜리가 조화를 이룬다. 까르보나라 떡볶이는 개인적으로 구멍이 난 떡이 들어가는 것이 떡에 소스가 더 잘 스며들어서 맛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고추장 떡볶이 말고 다른 것을 먹고 싶을 때 까르보나라 떡볶이를 선택한다면 만족하며 먹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짜장 떡볶이, 기름 떡볶이 등이 있지만 이 둘은 아직까지 먹어보지 못하여서 적지 못했다. 같은 떡볶이라도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떡볶이를 먹는다면 더 만족스러운 떡볶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 똑같아 보이는 떡볶이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 다르다.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 없다는 말처럼 평범한 떡볶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 하나 특별한 떡볶이들과 떡볶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떡볶이 안내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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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떡볶이> 끝 :D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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