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by 개꼬순이

개구리



달이 가득 찬 밤

당신의 발바닥에 귀를 대어 봅니다


안녕하세요?

개굴 개굴 개굴


쏟아내고 싶은 수많은 말을

하나의 단어로만 구현할 수 있는

일상의 선상에서


당신이 밟아 온 길은

이렇게도 까끌거리는 군요


날 선 웃음에 가슴을 베이고

바늘에 찔린 귀는 아리지만

다정한 눈꺼풀을 비비며

오늘의 잠에 듭니다

동그랗게 다듬어 온 꿈을

발가락에 매달고

영혼의 경칩을 기다리는

당신은 초라하지 않아요


당신이 닿고 싶어 하던 저곳은

아직 어디로도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어제와는 다른 색으로 꾸미고

살금살금

매끄러운 지하의 길에서

하루를 시작하겠지요


걸어온 날이 서글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밤

당신의 발바닥에서 소리가 납니다


모두들 안녕하시길

개굴 개굴 개굴




언뜻 발바닥을 보면 발가락이 개구리 발가락을 닮은 것 같아요. 몽글몽글 동그란 물방울이 맺혀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 발로 오늘도 걸었겠지요.


하루일을 마치고 누운 사람의 발을 들여다본 적이 있어요. 거칠어진 피부와 발갛게 부은 발이 오늘을 살아냈겠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길을 걸으며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시간을 보냈을 거예요.


저 발은 어떤 꿈을 가지고 커졌을까요? 어릴 때 그리던 희망사항을 이루었을까요? 아니면 그 꿈을 향해 아직 커가고 있는 걸까요? 당신의 오늘은 예전부터 바라던 것을 이루어 기쁜 날이기도 했고, 타인에게 상처받고 지친 날이기도 하겠지요.


그 어떤 날이었어도 당신의 오늘은 아름다웠어요.


수많은 오늘을 지내는 발들이 지나는 길을 밟고 다니는 당신의 발은 당신을 이끌고 가고 있어요. 골목과 계단에서, 지하철과 버스에서, 요란스럽지 않게 희망을 향해 걸어가고 있죠.


어느 조용한 밤, 가만히 누워 보내버린 오늘을 떠 올려 봅니다. 화끈거리는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오늘 있었던 일을 되뇌며 잠을 청하죠.


온종일 쉬지 않고 움직였던 발도 쉬는 밤, 몽글몽글 키우던 꿈이 발가락에 매달려 있는 한, 당신의 발은 지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