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by 개꼬순이



나비효과



언어를 잘라 말리고 싶다


문을 닫고 누우면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흉터를 만들던
그 어떤 날의
그 어떤 사람의 언어가
돌고 돌아와 찔러도
무심하도록

어느 햇볕 좋은 날을 잡아서
아리따운 언덕 어디쯤 앉아
쑥을 뜯는 새색시처럼
툭툭

혀를 잘라 말리고 싶다

그래도
어느 따뜻한 말이 오면
더듬더듬 건넬 수 있게
뿌리는 남겨둔 채,

안녕?
안녕.

다가오는 한마디에는
후유증 없이
인사
한 마디쯤은 할 수 있도록


무심코 했던 말이 돌고 돌아 상처가 되기도 하고, 포근한 위로가 되어 돌아오기도 합니다. 감정이 섞인 말은 따뜻하기도 하지만 때론 날카로운 얼음이 되어 가슴에 박히기도 하고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어색함을 견디지 못해 혼자 주절주절 떠드는 사람들이 있죠. 대화가 끊어지는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침묵과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떠들다 보면 실수를 하는 건 당연해요. 과하게 이야기를 하거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그 자리가 끝나면 묻히기도 하지만 대부분, 후회를 하죠.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걸.
이 단어는 쓰지 말걸.

후회가 반복되는 동안, 제가 선택한 방법은 어색함을 부수기 위해 말을 해야 한다면 질문을 이용하는 것이에요. 나의 이야기로 대화의 중심을 잡기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질문이나 요즘 이슈에 대한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죠. 실제로 그렇게 하니, 제가 우려하는 것들이 줄어들었어요. 그리고 여기서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상대방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사생활에 대한 것은 지양해야 하는 거예요. 그 아슬한 선을 지키는 것은 아직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나아졌죠.

말은 형태가 보이지 않기에 날카로운 칼이 되기도 하고, 따뜻한 봄날의 햇살이 되기도 해요.
저는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면서 가끔은 말을 하고 싶지 않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준다면, 그 사람에게 가시가 없는 포근한 말을 건네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