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 파란 하늘 꿈이 (2025.2.14.)
금요일, 이렇게 한 주가 또 다 간다.
가지 마라, 가지 마라, 나를 두고 떠나지 마라.
시간을 붙잡고 싶은 요즘이다.
어제는 건강검진을 받았다.
난생처음 대장 내시경을 했는데,
다행히도 대장은 깨끗하단다.
위도 나름 괜찮다 하고,
지방간이 조금 있는데 술을 좀 줄이고 운동을 좀 하면
금방 좋아질 거라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좀...
좀이 어느 정도일까.
주 5일 맥주 3캔을 마신다고 작성한 문진표를 보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선생님, 저는 그 좀...이 참 어렵습니다.
적어도 둘째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내 몸을 잘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검진을 꼬박꼬박 받고 있긴 한데.
오늘 카스 안주는 뭐가 좋을까.
스치듯 떠올린다.
잘 아는 예방법에는 두 눈을 꼭 감아버리고. 쯧쯧.
파란 하늘이 좋다.
두꺼운 외투로 몸을 꽁꽁 싸매지 않아도 되는 오늘이 좋다.
3월이 되면 슬슬 예약 손님을 받을 계획인지
사진에는 없지만, 모래사장 끝 쪽으로 서핑보드가 잔뜩 놓여있다.
곽지에만 서프 숍이 몇 개라더라.
눈에 보이는 간판만 5개가 넘는다.
전에 스무 곳 가까이 된다고 들은 것 같다.
교육원 프로그램에도 있는 서핑을
나와 우리 애들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물에 들어가는 게 1년에 한 번 될까 말 까이니,
서핑은 꿈도 꾸지 않는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굳이, 무서운 물에서 되지 않는 몸짓으로
보드와 싸우고 싶은 마음은 없다.
뭐든 도전하라고 아이들에게 말하면서
엄마는 괜찮다고 물러나니,
애들도 다들 괜찮단다.
정말 괜찮은 게 맞을까...
우리는 언제쯤 괜찮지 않은 것에 도전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