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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새댁 Apr 04. 2021

헤밍웨이가 단골이라니

파리 6구, 르 셀렉트 Le select


 몽파르나스 3 카페  하나인  셀렉트 Le select 1923 문을 열어 헤밍웨이, 피카소, 샤갈  파리 예술가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었다. 늦은 밤까지 오픈을 하는 카페가 많지 않았던 파리에 밤새도록 영업하는  셀렉트는 예술가들의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이름만 들어도 감탄이 나오는 사람들이 단골이었던 카페는 어떤 모습일까.


 파리 곳곳에 100년도 더 된 오래된 카페들이 많이 남아 있다. 클래식하지만 자유분방한, 전형적인 파리 카페의 모습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대표적으로 레두마고, 카페 드 플로르, 르 프로코프 등이 있는데 그중 몽파르나스 3대 카페도 빠지지 않는다. 카페 르돔, 라 호통드 그리고 르 셀렉트. 지금도 몽파르나스 대로에서 가장 빛나는 곳들이다.




 르 셀렉트는 헤밍웨이의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도 나올 만큼 그에게 특별한 장소였으리라 생각된다. 중학생 때 엄마가 건네준 <노인과 바다>를 통해 헤밍웨이를 만났다. 그래서인지 파리에서 그와 관련된 장소들을 갈 때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졌달까. 전쟁이 끝나고 파리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한 헤밍웨이는 파리의 여러 장소들을 다니며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도 파리 카페를 참 사랑했던 것 같다. 파리에 '헤밍웨이도 다녀간 카페'라는 수식어가 붙는 카페들이 꽤나 많은 걸 보면. 무튼, 그가 즐겨 찾던 카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찾아온 평화 안에는 불안도 공존했던 시기, 예술가들은 몽파르나스에 모여 끊임없이 토론을 이어갔다. 이때가 바로 피카소, 달리, 샤갈. 헤밍웨이 등이 파리에서 활동했던 때로 당시는 어땠을지 내 머릿속 상상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런 나의 갈증을 풀어준 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였다.




진정한 사랑은 죽음마저 잊게 만든다네. 두려운 건 사랑하지 않거나 제대로 사랑하지 않아서지. 코뿔소 사냥꾼이나 최고의 투우사 벨몬테처럼 용감하고 진실한 사람이 죽음과 맞설 수 있는 건 열정적인 사랑으로 죽음을 마음속에서 몰아내기 때문이요.
-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헤밍웨이


 영화 속에서 헤밍웨이가 하는 대사는 인상적이었다. 헤밍웨이뿐만 아니라 피카소, 달리 등 당시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나와 주인공을 만난다. 파리를 오는 지인들에게 먼저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고 오면 여행이 더 재밌을 거라고 말해주곤 했다.



  지인들에게 파리 여행에 대한 인상을 물으면 두 가지로 나뉘었다. 정말 좋았거나, 안 좋았거나. 극과 극이다. 하지만 좋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파리를 사랑하고 있었다. 언젠가 꼭 다시 가고 싶은 곳 중 하나라고 했다. 파리는 누군가에게 치열한 삶의 현장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곳이다. 마치 헤밍웨이에게 파리라는 존재가 그랬던 것처럼.


 

 저녁 무렵 방문한 르 셀렉트. 철야 카페로 유명했던 카페라 일부러 늦은 시간에 갔지만, 여름날 파리의 밤은 10시가 되어서야 어두워진다. 저녁 7시는 낮처럼 환해 조금은 아쉬웠다. 식사 전 마시기 좋은 달달한 끼르 한 잔을 주문했다. 끼르는 와인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라 부담 없이 마시기 좋다. 카페 르 셀렉트는 50여 가지의 위스키와 다양한 칵테일이 준비되어 있는데 카페 안에 진열된 수많은 위스키 병들이 조명처럼 반짝인다.


 

 10시면 문을 닫는 보통 카페와 달리 지금도 새벽 2~3시까지 운영하고 있는 카페이니 파리의 밤이 아쉽다면, 혹은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몽파르나스의 르 셀렉트를 방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Le Select

주소 99 Boulevard du Montparnasse, 75006 Paris, 프랑스

홈페이지 http://www.leselectmontparnasse.fr/menus-c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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