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스훈트가 어때서?

훌륭한 닥스훈트 훈이의 이야기

by 다한
안녕?
나는 2019년 12월 28일에 태어난 장모 닥스훈트야.

많은 사람들이 나와 내 친구들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내가 나서기로 했어!

한 마디로 내가 총대를 맨 거지!!

사람들이 우리 닥스훈트를 '지 X견'이라고 하는 데 말이야.

우리는 모종에 따라서도 성격 차이가 심한 견종이라고!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나는 겁이 엄청 많아. 의외라고?

왜 '남자'와 '여자'를 일반화시켜 분류하면 발끈하면서, 우리에겐 닥스훈트라고 하면 무조건 손사래부터 치는 거야? 나도 억울하단 말이야.


내가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훌륭한 닥스훈트'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모를 거야.

지금부터 차근차근 나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이빨이 가려운 나에게 엄마가 준 첫 선물.

나는 철창 안에서 태어났어.

아마도 사람들이 말하는 '개 공장', 번식장에서 태어난 것 같아.

잘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사는 집에서 태어난 건 아니거든.


그래서일까?

나는 우리 주인을 처음 만났을 때 기도하고 또 기도했어.


날 데려갈 게 아니라면, 만져주지 마, 예뻐하지도 마. 제발....

사실 나는 오랫동안 유리박스 안에 갇혀있었거든.

처음에는 날 만져주고, 예뻐해 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이 내 주인이라고 생각했어.

다시 날 보러 올 줄 알았거든. 그런데..., 아니었어.

많은 사람들이 나를 만지고, 예뻐하고, 다시 유리 박스 안에 가뒀어.

두 달쯤 되니 나는 체념이라는 걸 배웠어.


기대하지 말자. 기대하지 말자....

그래도, 언젠가는 내게도 가족이라는 게 생길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어.


그러던 어느 날, 웬 덩치 큰 남자와 삐쩍 마른 여자가 와서 나를 오랫동안 안아주더라고.

맞아. 그들과 나는 한 집에서 살게 되었어.

나도 내게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는데 말이야.


엄마 집에 온 첫 날 밤.


낯선 곳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 깊은 밤이 되자, 왠지 모를 불안감이 나를 덮쳤어.

그전에 살던 애견샵에서는 다른 강아지들도 많았는데, 여기는 나 혼자였거든.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엄마도 보고 싶고..., 형제들도 보고 싶고....

밖에서 들려오는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 그리고, 도시의 소음도 모든 게 두렵기만 했어.

혼자라는 외로움과 두려움에 내가 오들오들 떨고 있을 때였어.

나를 데려온 사람들이 내게 맛있는 밥도 주고, 시원한 물도 주고, 체취가 묻어있는 이불과 쿠션까지 건네주는 거 있지?

그제야 나는 깨달았어.

'아..., 이 사람들이 나를 지켜주겠구나.' 하고 말이야.

좋은 향기가 나는 새 집, 아늑한 소파. 그야말로 모든 게 완벽했지.


그리고 그 날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주 아주 깊은 잠을 잤어.

이제야 내게도 가족이 생겼다는 기쁨 때문인지, 작은 유리박스의 세상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아니면, 날 바라보는 두 사람의 따뜻한 눈빛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내게도 드디어 가족이 생긴 거야!!


나를 낳아준 엄마는 아니었지만.

그 누구보다 소중한 내 가족이, 내게도 엄마, 아빠라 부를 존재가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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