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9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숙소를 버리고 도망치다.

장기여행엔 휴식이 필수

by 연의 담소 Aug 02. 2024

 원래의 일정대로라면 서귀포시 숙소에서 3박을 머물 예정이었다. 숙소도 마음에 들고 재밌었지만, 내 체력이 문제였다. 여행은 어느덧 10일째가 되어갔고 11일째부터는 친구가 제주도로 와서 같이 한라산을 등반할 예정이었다. 그전까지 체력을 비축해두어야만 했다. 그래서 호텔에서 혼자 편안하게 낮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날 제주시로 올라갔다.


undefined
undefined


 숙소의 입실 시간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제주시에 있는 맛집에 갔다. <식당 마요네즈>라는 곳인데 점심때 맞추어 가니 몇 팀정도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시간도 남았고 대기도 길지 않아서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다짐했다. 무얼 먹을까 고민했다가 대표 메뉴인 마요네즈 필라프를 먹었다. 제주시에 가면 자주 가는 맛집이 몇 군데 있는데 여기도 저장해 두고 꼭 다시 가기로 마음을 먹을 정도로 맛있었다. 누군가가 제주시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면 꼭 추천하는 곳이다.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2년 만에 최근 다녀가 봤다.


 여전히 웨이팅이 있어서 오픈전부터 줄이 생겨있었지만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 같이 간 친구도 역대급으로 맛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테이블 위치나 배치가 좀 달라진 건지 내부구조가 아주 살짝 달라져있었다. 내부는 더 쾌적해졌고 직원들 센스와 친절함은 더 업그레이드가 되어있었다. 맛은 여전히 환상적이었는데, 이래서 오래도록 맛집으로 웨이팅이 있나 보다 싶었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 가게가 있어줘서 감사함까지 들었다.


 밥을 먹고 카페를 갔다가 숙소에서 잤다. 전에 숙소에서 알게 된 친구 몇몇이 놀자고 전화를 했지만, 전화가 온지도 모르게 푹 잠에 들었다. 그 누구도 나의 휴식을 방해할 수 없었다. 꿀 같은 낮잠을 얼마나 잤을까.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일몰시간이었다. 여행 중에 일몰을 한 번만 마주했기에 아쉬운 마음에 바다 쪽으로 산책을 갈까 말까 고민이 들었다. 피곤은 했지만 분명 하늘과 바다 사이에 옅은 구름조차 없을 맑은 날씨였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결국 나는 걸어서 용담포구까지 갔다. 산책 겸 걸어가면 딱 일몰시간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보고 싶던 일몰을 만났다. 물론 며칠 전 일몰을 보기는 했지만, 일몰 뷰가 육지에 걸려 있어서 해가 바다로 들어가는 장면을 보지 못해 못내 아쉬웠었다. 이번엔 정말 완벽한 해가 바다로 다이브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걸어가면서도 해는 실시간으로 바다 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급히 엄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보여주고 싶었지만, 운전 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하셨다. 그래서 열심히 사진과 영상으로 라도 담아 보여드렸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일몰을 다 보고는 다시 피로가 몰려왔다. 이러다가 피로로 쓰러질 것 같아서 숙소로 돌아가자마자 다시 잠에 들었다. 각각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6박을 보내다가 포근하고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호텔에서 꿀잠을 잤다. 장기 여행에는 휴식은 필수였다.


다음화에 계속...

이전 12화 외향인 두 명의 힘, 모두를 모으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