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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샘 Oct 16. 2020

  늘 하이텐션 이어야 하는   감정노동자

내 감정은 늘 숨겨야만 하는 하루하루


안녕하세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00야, 어서와~~ ^^

나는 매일 아침 밝고 청아한 하이톤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어느날,친정어머니가 새벽에 일을 나가시다 그만 트럭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손이 떨리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아이들 하원시간에 맞춰 일을 부랴부랴 마치고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가던중 눈물만 흘렀다.

'제발 큰 사고가 아니기를..   엄마가 괜찮으시길...'

병원에 도착해 엄마를 찾았다. 엄마는 응급 수술중이셨다.

다행히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계셨다.

엄마와의 힘든면회를 마치고  마음이 지친상태로

 다음날 나는 출근을 했다.



어김없이  유치원에  출근해 아이들을 맞이한다.

어제  내게 닥친 일은  아무일도 아닌냥...아무일도 없었던것 처럼....
 감정은 배제된채 웃으며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을 하이톤으로 친절하게  맞이해야 한다.




감정노동자란 직장인이 사람을 대하는 일을 수행할때에 조직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감정을 자신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행하는 노동을 의미한다.


나역시 그 감정노동자 무리에 속해 있다.



난 학교내에  병설유치원에서 근무하는 교사이다.

학교는 학부모들의  민원에 정말 민감하다.

학기말에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친절에 또 친절해야한다.

어느새 나도 그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몇십년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어쩜 습관이 되어버렸다.

친절하지 않으면  내가 큰 죄를 짓는듯하다.




어느날

한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에게 큰 관심이 없어보인다는 이유로 컴플레인을 걸었다.

난 상처를 받고 아주 깊은 우울감에 빠졌었다.

더  웃픈사실은  그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억누르고' 언제 그런 감정이 들었냐는듯''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듯'

그 학부모를 다시 매일  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회오리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깊은 회의감이 들었다.


교사들뿐만아니라  사람을 대면하는 직업은 다 그럴것이다.


한 인터넷 영상에서

기차 승무원이 숨죽여 울고 있다가 손님이 오자 눈물을 훔치며 언제 그랬냐는듯 방긋 웃는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그때 승무원을 보면서 나를 보는듯해 가슴이 아팠다.

승무원 자신의 슬픈 감정은 억누른채

조직에서 원하는 감정으로 일을 수행해야할때 드는

기분은 어떨까?




요즘시대는 '고객이 왕 '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듯하다.

그래서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소위 갑질하는 사람들이 뉴스에서 심심찮게 본다.

그런 광경을 접할때마다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갑질 문화가  얼마나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지 씁슬하기만하다.



사회의 조직사회 어느곳에서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우리가족일원(딸,아들,남편,아내,어머니,아버지)

라는 생각으로 조금만 배려한다면 이런 감정노동자들의 마음에 큰 위로가 될 수 있을것이다.



오늘도 내감정은 숨겨야하는 하루지만

억지로 웃어야 하지만

그안에 의미를 찾아

힘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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