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감이 중요한 이유
당시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도 했다.
"스타벅스 대표이사할 거야!"
내가 여기서 살아남는 것도 중요했지만, 나는 이왕이면 눈에 띄는 사람이고 싶었다. 약간의 관종(?) 끼가 다분한 나는 내가 이룰 수 있는 성과에서도 주목받고 싶었는데 '최연소', '최단기'에 무언가를 이루면 그게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입대를 했고, 스타벅스 입사도 늦었기에 지금부터 빠르게 진급해서 점장, 나아가 지역 매니저까지 올라가도 '최연소'는 조금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최단기'에 진급한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기회는 입사 후 4개월 차에 찾아왔다. 내년 1월에 승격하는 슈퍼바이저(관리자) 면접을 11월에 실시하는데, 슈퍼바이저는 입사 후 6개월이라는 근속 개월이 지나야 가능했다. 다행히 내년 1월이 딱 입사 6개월 차여서 겨우 자격조건을 맞춰서 면접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입사 4개월 차에 N 번째 도전하는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한 번에 합격을 했다.
조금 건방지게 말하자면 이 면접 정도는 앞으로 내가 거쳐야 할 수많은 면접과 진급에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서 봤던 게 조금 도움이 되었던 거 같다.
게다가 스타벅스에는 글로벌 커피매스터*라는 사내 자격증을 따내면 '검정색 앞치마'를 입을 수 있는데 당시 회사에서 글로벌 커피 마스터에 대한 자격증 유무가 면접에서 가산점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었고 역시나 면접에서도 글로벌 커피매스터 진행 과정이 어떻게 되는 냐는 질문이 나왔었다.
다른 면접자들은 자신들의 진행 상황을 자신 있게 대답을 했지만, 사실 글로벌 커피매스터는 입사 후 6개월이 돼야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기에 나는 시험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글로벌 커피매스터는 최소 한 달 이상 걸리는 과정이다
'나는 입사 4개월 차이기 때문에 해당 자격시험을 응시할 수가 없다. 하지만 6개월 차가 되면 바로 응시를 하기 위해 혼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오히려 내가 지금 입사 4개월 차 임을 당당하게 밝히며, 4개월 차인데도 불구하고 1년이 넘은 다른 면접자들과 동일하게 이 공간에서 평가받고 있음을 어필을 한 것이다.
당시 나는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너무나도 선명했고 그 목표를 위해 나의 행동들이 이루어져왔기에 자신 있었다.
그동안 한 번에 합격 한 케이스가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흔한 케이스가 아니라서 주목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6개월 차에 글로벌 커피매스터 자격시험에 응시를 했는데 당시 일화도 조금 이야기하자면, 매주 그날의 응시자들이 소속된 매장의 점장님들을 비롯한 관리자들에게 이메일로 테스트에 대한 평가가 전달이 되었다.
다른 응시자들은 다음 차수에서 '어떤 것들을 개선해와라' 하는 코멘트가 붙었지만 한 달이 넘는 과정 동안 응시자 중에서 유일하게 '개선사항 없음'이라는 깔끔한 평가를 받으며 인근 매장에 나라는 사람을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성취감을 맛보며 최단기 진급을 위한 나의 첫 번째 항해가 시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