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저 부품에 지나지 않았다
2019년 9월 연차휴가를 사용해서 무려 16일 동안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을 다녀왔었다.
난 어떻게 이렇게 기나긴 휴가를 다녀올 수 있었을까?
보통의 회사에서는 휴가를 가면 내 업무를 다른 사람이 대신 해야해서 부담이 되기도 하고 휴가를 다녀온 뒤 밀린 업무를 하기 바쁘지만, 이곳에서는 내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매장끼리 서로 파견을 보내주며 인원을 보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기서 계속 일을 하는 동안은 매년 적어도 2주 정도는 휴가를 붙여 여행을 갈 수 있을거란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런 기분은 오래가지 못했다.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톱니바퀴가 아닌 대체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라’
정말 자주 들었지만 '린치핀'이라는 책을 접하고 많은 동기부여 유튜브 등을 보면서 점점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바로 내가 그 톱니바퀴였던 것이다.
획일화된 업무, 시스템화 되어있는 체계적인 업무. 그야말로 어느 누가와도 조금만 교육받으면 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었다.
(물론 이 안에서도 각자의 장점을 발휘해서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지만)
2주간 여행을 갈 수 있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쉽게 내가 대체될 수 있다고? 하면서 의아함과 경각심을 가져야 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나'라는 사람이 지금까지 '일'이라는 걸 어떻게 바라봤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나는 어떤일을 하고 싶었는지, 어떤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살았는지 말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전문성을 가지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전문성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작은 꿈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내가 다니는 직장에 그 꿈을 대입 해봤다. 나는 전문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과연 도울 수 있는가?
평생 이 회사에서 일을 할거라면 이 안에서의 전문성은 키워질지 모르겠지만, 운영 및 관리라는 애매모호한 포지션에서 과연 내가 얼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결심했다, 더이상 대체되는 존재가 되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