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게 뭐지?
직장인이면서 석사과정을 진학하려는(또는 다니고 있는) 사람이 내게 가끔 조언을 구해 올 때가 있다.
이 학교가 좋을까, 저 학교가 좋을까?
석사도 학점 중요하지?
동기 모임이 있다던데 이거 열심히 해야 하는 거야?
첫 학기에 가능한 3과목은 들어야 한다던데 그게 좋을까?
등등......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학교와 전공이 다르기에 그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을 줄 수는 없다. 다만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스스로 명확히 대답할 수 있으면,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점이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나는 왜 석사를 가려고 하나?
석사 학위 그 자체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럼 그 사람은 학점, 인맥 신경 안 쓰고 학위 따는 거에만 집중하면서, 최소한 졸업요건만 갖춰서 석사를 따면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직장인들은 특히 인맥을 넓히기 위해 석사를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동기 모임 등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게 목적에 맞는 행동이다.
아니면 학사 출신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더 나은 학벌을 갖기 위해 가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 학교를 선택할 때 남들이 들었을 때 좋아 보이는 학교를 선택하면 된다.
직장에 지쳐 뭔가 새로운 활력을 넣어주기 위해 리프레쉬삼아 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애초의 목적이었던 리프레쉬를 생각하면서, 학원을 다니는 느낌으로 딱 리프레쉬 될 만큼 학교를 다니면 된다.
학문적 성과를 내고 박사 진학까지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논문을 쓰고 학점 관리를 잘 하고, 공부를 더 찾아서 하고 페이퍼도 많이 써야 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옆 사람들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할 때 흔들리지 않고 내 목적 달성에 집중할 수 있다.
‘난 직장일도 완벽하게 해내면서, 알아주는 대학의 석사 가서 사람들도 많이 사귀고 학술지 게재도 많이 하고 박사까지 갈거야!’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좋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내 목적이 뭔지 한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걸 다 해내더라도 울면서, 몸과 마음이 아파가면서 그걸 다 해내는 게 내가 원하는 것인지 생각해보자.
사람은 보통 에너지가 한정적이다. 즉, 직장생활도 100만큼 하면서 학교생활도 100만큼 하기 힘들다. 대체로 그렇기 때문에 직장에서 직원의 대학원 진학을 썩 반기지 않는 것이다.
내가 석사를 시작했을 때 나의 상사분이 해 주신 조언이 있다.
“회사 50, 학교 50 해”
내 에너지의 50%는 직장에, 50%는 학교에 쓰라는 조언이다. 그런데 대학원을 3학기쯤 다니고 나서 나는 이 말을 내 식대로 재해석했다.
“회사일을 100만큼 해야 하면 그거 50만큼 하고, 학교 공부도 100만큼 해야 하는 거면 그거 50만큼만 해라.”
내가 내 에너지의 50을 회사일에 투입하면서 회사일을 전처럼 100만큼 해내려고 하면 너무 너무 힘들다. 마찬가지로, 내 에너지의 50을 공부에 투입하면서 학생이었을 때처럼 100만큼 해내려고 하면 너무 힘들다. 가랑이가 찢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업무나 공부를 100만큼 했다는 게 아니다. 내가 어쩔 수 없이 에너지는 전보다 덜 들이면서도, 여전히 목표는 각각 100으로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100에 한참 못 미친 결과가 나오니 내 자신에 대해 채찍질하고 비난했다. 그걸 3학기쯤 하고 나니 ‘아, 목표 자체를 50으로 잡았어야 했구나’라는 깨달음이 온 것이다.
나 자신을 알자. 내 에너지가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분산할지 결정해야 한다.
특히 자녀를 키우고, 직장도 다니면서 대학원을 다니는 분들은 가정도 신경써야 하고, 직장에서도 성과를 내야 하며, 공부도 해야 한다. 초인적인 힘을 내더라도 각각에 내 에너지의 30-40정도밖에 내지 못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100, 저것도 100하려고 하면 힘들기만 하다. 그 때 ‘왜 그렇게 해야 할까? 내가 원하는 게 뭐지?’에 대한 답을 분명히 알게 된다면 내가 가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