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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ilhee Jun 03. 2024

ep6. 주말에 뭐 하세요?

주어진 루틴이라는 게 있었던 서울에서는 주말이면 왠지 억울해서 늦잠을 잤다. 눈이 일찍 떠지는 터라 아 오늘 토요일인데, 하면서 억지로 더 자기도 했다.


치앙마이의 일상은 아침부터 바쁘다. 평일도, 주말도.


사실 가장 더운 시기인 5월, 10시 이후만 되면 20분 이상 걷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 전에 움직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식당도 카페도 시장도 일찍부터 열고 일찍 닫는 곳이 많다. 뭐, 그만큼 5-6시에 시작하는 야시장도 많지만.


치앙마이에 있는 동안 네 번의 주말을 보냈다. 부지런히 돌아다녀봤던 마켓들을 다시 보면


코코넛마켓

코코넛 야자수가 잔뜩 있는 코코넛 마켓. 아침 일찍 도착한 마켓은 분주하게 준비 중이었지만 기웃 기웃 살펴보는 관광객에게 친절히 웃으며 상품을 설명해주기도 하셨다. 


코코넛 마켓에 들어가서 직진하면 쭉 먹을 것들을 판매한다. 다른 마켓들에 비해 먹을 것 위주라는 평이 있는데, 길 따라 꺾어 가면 중간 중간 옷이나 그릇, 공예품이 보이기도 한다. 반캉왓에서 매장에 가봤던 Note a Book 사장님과 갑자기 대화를 좀 나누게 됐는데, 한국 사람들이 블로그에 남기는 후기가 도움이 많이 된다고 웃어주셨다. 저도 남겨요. 


징짜이 마켓

징짜이 마켓은 사실 평일에도 매일 연다. 입점해있는 (무려 실내) 상점들이 제법 많은데, 주말에 가면 중간 중간 비어있던 공간들이 수많은 부스와 사람들로 꽉 찬다. 


토요일과 일요일이 서로 다르다고 해서 각각 가보았는데 기억이 흐릿해졌는지 사실 차이점을 잘은 모르겠다. 나름의 꿀팁이라면 징짜이 마켓 안에 있는 굿굿즈는 자체 제품이 귀엽고 예뻐서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평일에도 오픈하니 여유가 된다면 굿굿즈는 평일에 들러봐도 좋을 것 같다. 주말에 방문하니 계산 줄이 길다.


택시 기사님께서는 그린 마켓이라고 부르셨고, JJ 마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넓은 징짜이 마켓 가운데에는 푸드 존과 식재료를 살 수 있는 파머스 마켓이 열린다. 베지 딤섬을 먹어봤는데 매콤한 소스를 뿌려주셔서 한국인 입맛에 딱이었다.


참차 마켓

많이 구경하는 시내와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다. 작아서 금방 본다는 후기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구석구석 구경거리가 많았다. 안내판을 보니 주말에만 여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아마 다른 마켓들처럼 주말에 보다 많은 부스가 오는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수공예품 위주이고 시장에서 많이 본 기념품스러운 제품들, 예를 들면 코끼리 바지같은 것은 잘 보이지 않았다. 의류만 해도 500밧이 넘는 것들이 많으니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코코넛 마켓처럼 조성해놓은 공간 자체가 콘텐츠다. 알록달록하니 예쁘다.


부스들을 쭈욱 구경하다보면 Meena Rice Based Cuisine이 나온다. 오색 밥으로 유명한데 한국 밥 느낌이고 색깔만 입힌 듯 색별로 다른 맛이 나진 않는 것 같다. 버섯튀김은 보기보다 양이 많고, 플레이팅된 패션후르츠를 소스에 넣어서 섞으면 탕수육 소스처럼 새콤하니 더 맛있어졌다! 음료 메뉴판은 따로 있으니 꼭 확인하고 주문하세요. 음식 메뉴판에 있는 음료들은 다소 도전적인 맛입니다.


부지런히 움직였다면 가장 더운 시간인 2시에서 4시는 어디 실내에 들어갔다가.. 야시장 구경하러 가기. 


원님만 화이트 마켓

사실 화이트 마켓은 금요일부터 연다. 오후 3시부터 오픈하는데, 원님만 아케이드 바깥으로 빙 둘러 하얀색 천막을 친 부스들이 들어선다. 원님만 자체가 실내 매장들이 있는 쇼핑 아케이드라 화이트 마켓 구경하다 더우면 잠시 쉬어갈 수 있다. 


화이트 마켓에서 수공예품 구경하고, 원님만 2층으로 올라가면 많이 판매하는 간식부터 의류까지 한 번에 사갈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해놓았다. 여러 시장을 들리기 어려운 일정이라면 원님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안 보이는 게 있다면 건너편 마야몰에 가면 된다.


Think park 

원님만 건너편 마야몰 사거리 앞에는 여러 음식점과 유명한 편집샵인 플레이웍스가 있는 띵크파크가 있다. 수목금요일에는 야시장이 열려 과일부터 꼬치, 맥주는 물론 길거리 발마사지와 다양한 기념품까지 소소하게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손질한 과일을 좀 저렴하게 파는 부스가 있었다. 숙소에 자를 수 있는 도구나 그릇이 없는 곳도 있으니 이용하면 좋다. 아, 마야몰 림핑마트도 저녁 시간이 되면 세일을 하기도 한다. 정확한 떨이 시간은 못 찾았다. 확실한 건 6시 넘어서였다..


선데이 마켓

올드타운 왓프라싱 사원부터 타패 게이트에까지 이르는 2km짜리 대규모 야시장. 5시에 오픈하는데, 치앙마이의 5시는 아직 좀 더우니 6시가 넘어서 이동하면 좀 괜찮다. 정말 야시장 하면 생각나는 그런 시장이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지나가다보면 한국말도 들려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게 되기도 한다.


여기야말로 저렴한 코끼리바지, 코끼리 키링, 다양한 기념품을 겟하기 좋은 곳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흔쾌히 가격을 깎아주신다. 그.. 이 가격에서 흥정까지 하면 안될 것 같다 싶은 곳들도 종종 있다. 


중간중간 버스킹도 많이 해서 보는 재미가 두배.

와로롯 시장이나 타닌 시장, 므엉마이 시장같이 '시장'에 가면 사실 코끼리 바지랑 망고젤리 정도는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시장들은 상시 열려있어서 언제든 가도 된다. 


쾌적한 마트 너무 좋지만 한편으론 무언가 물건을 판매하면서 직접 만든 것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사장님들이 계신 시장이 재미있었다. 치앙마이에서는 수공예품을 많이 만들고 판매하는데, 그래서인지 이런 마켓에 가면 "이거 내가 직접 페인팅했어~"하면서 물감을 보여주시기도, 매대 앞에서 뜨개질을 하고 계시기도 한다. 비슷한 모양의 코끼리 키링도 자세히 살펴보면 무늬도 눈알도 다 달라 고르는 재미도 있다. 


애정을 담아 만든 물건을 판매하는 마음이 궁금했다. 사람들이 예쁘다고 구경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할까? 콘텐츠를 만드는 마음도 비슷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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