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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것이나, 이미 나의 것이 아닌 삶

일찌감치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들

by Johnstory Mar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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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없는 토요일 저녁, 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생각해 본다.



나는 조금 더 잘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보다 걱정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준비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것도 저것도 그저 적당히 할 줄 아는 재주로 여기까지 온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아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적도 많았고 그렇기에 늘 불안함이 있었다. 마음으로는 적당히,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80% 정도로, 무리하지 말고 살자는 생각이 가득했는데, 나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았고 그렇기에 때론 중요한 일들을 놓치기도 했었다. 이 모든 과정이 도움이 되지 않았냐 묻는다면 당연히 그러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런 과거가 내가 바라는 성장과 성공에 필수적인 것이었냐 묻는다면 나는 한숨부터 쉴 것만 같다.



 내가 놓친 것은 무엇이었으며, 언제부터 정해진 틀 안에서 ‘생존’을 목표로 살아가게 된 것일까



 어려서부터 경험한 부모의 세계는 안정성과 평범함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환경이었고 나는 의문을 던지지 못한 채 많은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했다.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말도 꺼내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모의 뜻에 대한 도전이라 여겼다. 장남이라는 사회적 시선과 가정 내 보이지 않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나는 ‘교과서적 인간’으로 성장해야 했고, 그 나름의 의미 있는 시간들을 경험했고 나의 부모와 같이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가장으로서의 책무를 이행하고 있다.



 하루 24시간 중 가족과 함께하는 평일의 1~2시간을 제외하고는 나의 시간을 팔아 돈을 벌고 있다. 한 번쯤 이런 노동의 구조에 대해 의문을 던질 수도 있었을 텐데 표현할 수 없었던 마음과는 다르게 나는 지극히 수용적인 사람이었다. 되려 너무나도 조직에 잘 스며든 구성원이었고 그로 인해 몇 번의 의미 있는 표창도 있었다. 지나고 나선 그 누구도 기억 못 할 그런 것들 말이다. 나는 좀 더 나답게 살고 싶었던 것뿐인데 그게 참 어려운 과제였다.


 그래서 나는 너희들에게 조금은 다른 교육을 주고 싶다.


 학원을 다니고 말고의 문제는 아니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 또한 아니라고 본다.

현행 교육의 기준으로 어떠한 평가를 받든, 난 너희 둘 모두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키워가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 엄마 아빠가 옆에 없을 때 너희들 수준에서 가장 지혜로운 선택을 했으면 하고 바란다. 좋은 질문을 던지고 풍부한 생각을 하며 그런 과정을 말과 글로 풀어낼 수 있다면, 혹은 언어적 표현이 아닌 예술적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자신의 삶을 살아갈 충분함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책으로부터 얻게 되는 감사한 정보와 이야기들이 그 어떤 공부보다 유익함을 느낀다. 그러면서 또 새로운 책을 찾게 되고 이러한 흐름은 무한반복 된다. 큰 충격을 준 책들은 다시 책꽂이에 꽂기 전에 책상 위에 올려두고 정성껏 밑줄 친 내용들을 다시 살펴보고, 오늘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내용들을 곱씹어본다.



 왜 학교에선 이런 교육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 또한 우리의 부모들은 왜 나에게 이런 가르침 대신 충실한 학업의 이행과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유일한 길인 것처럼 우리를 가르쳤던 것일까?

반대로 왜 나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의 뜻을 적극적으로 밝히거나 추진하는 실행력을 발휘하지 못했을까? 한 번이라도 스스로 의문을 가졌더라면, 난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언제나 가지 못한 길은 신비스럽지만 동경과 두려움을 동시에 갖고 있다.

너희들을 일원화된 교육의 프레임 안에서 적당히 생존하고 보다 개인화된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더 많은 신경을 쓰도록 이끈다면 너희 엄마는 과연 어떤 반응일지 궁금해진다. 하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삶이 진정한 우리의 것이 될 수 있음을 보다 가까이에서 깨닫기 위해 내가 더 빠르게 나의 길에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실행하고 더 많이 실패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한 번의 인생이 보다 값진 것일 수 있음을 꼭 너희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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