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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story May 30. 2024

에필로그: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기에

퇴사한 은행원의 스물아홉 번째 인터뷰

 퇴근길에 빠져나온 지하철 역과 도로의 경계에서 하루가 잘 끝났음을 느낍니다.

아마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경험은 누구든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기억을 더듬고 정리하며 이 브런치북을 기획했는데 벌써 30편의 마무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간 조회수가 10,000번에 육박하는 상황을 접하고 놀라기도 했는데 그만큼 퇴사, 이직, 연봉에 대한 관심도는 누구에게나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동안, 회사에서는 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팀원이었던 친구가 팀장으로 승진했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한 팀장은 제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여러 팀의 힘을 빌리고 있기도 하고요. 이런 반복되는 일상들과 많은 에피소드 사이에서 저는 또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정성을 다해 실행했습니다.



어제저녁은, 매니저 몇몇과 회사 근처에서 막걸리를 한잔 했습니다. 기분은 적당히 좋았고, 어쩔 수 없는 나이 탓에 눈은 반쯤 감겨 있었지만, 마음만은 행복했어요. 앞서 말씀드린 승진한 팀원의 기존 부서에서의 송년회 자리였는데 잘 이끌어줘서 감사하다는 얘기에 저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이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몇 번 정기평가 자리에서 그런 얘길 한 적이 있었어요. 팀원이 잘된 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 준 덕이고 그러지 못한 건 매니저의 가이드가 부족한 탓이라고요.


1등과 2등의 차이랄까요. 1등 한 친구는 분명 본인의 노력이 컸을 것이고, 2등인 친구는 좋은 선생님을 만난 덕이라는 얘기를 학교 다닐 때 참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모든 순간이 그렇다고 말씀드리긴 어렵겠지만, 완전히 틀린 얘기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실 1등을 하기 위해 달려온 직업적 삶은 아니었지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늘 마음으로 스스로를 응원했습니다. 무탈하게 지금까지 왔다고 말씀드리긴 어렵겠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이었습니다.



퇴사와 이직과 새로운 적응을 하며 지냈던 지난 8년을 이번 기록을 통해 좀 더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10년 차가 되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채워질 테고 저는 좀 더 다른 위치에서 스스로를 바라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에서 큰 결정 중 하나였던 은행에서의 퇴사를 선택한 제 자신에게, 지금까지 참 잘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싶습니다.




몸이 무거워짐을 느끼며 늦은 밤바람과 함께 지하철역을 나와 집으로 향했습니다.

5월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30회의 연재 또한 잘 끝맺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더더욱 감사한 시간들이었어요. 또한 다 담아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은 새로운 6월 어느 날,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기대해 보면서요.



어떤 의미이든, 지나온 시간들과의 안녕 그리고 새로운 시작과 도약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을 응원합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의 삶에 감사와 풍요만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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