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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story May 27. 2024

연봉 2억에 가려진 실패의 기억

퇴사한 은행원의 스물여섯 번째 인터뷰

지나온 경험들 뒤에 성공사례는 언제나 그 실체보다 크게 부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조차도 나의 과거를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그렇게 저렇게 적절하게 포장된 무용담을 늘어놓다 보면 성공은 실체에 비해 미화되기 마련이죠. 그럼에도 성공의 경험은 소중하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의 가능성 그리고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 모두를 아우르는 자산임이 분명할 테니까요. 그런데 많은 경우 우리는 쉽지 않은 성공의 경험을, 흔한 실패보다도 더 자주 접하게 됩니다.



문득 그 이유를 궁금해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잘된 스토리를 어렵지 않게 떠올리는 것에 비해, 실패의 경험을 끄집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요. 왜 그럴까요.




 망각이 활성화된 탓일 수도 있겠지만 잊고 싶었던 실수였기에 무의식에서 지워버렸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우리는 이런 실수와 실패들의 연속으로 말미암아 성공의 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복기해 보기 시작했어요. 지금의 내가 독립된 주체로서 경제활동을 시작한 이후, 어떤 실패들이 있었는지 말이죠. 그런데 저 역시도 잘한 일들만이 떠오르더군요. 매일 당시로는 뼈아픈 실수들과 실패의 역사였을텐데 한참을 되짚어봐도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내게 아픔의 강도가 높은 실패일수록 더 철저하게 기록해야 한다



단순하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끄적여보는 기록이 아닌, 복기 수준의 체계적인 회상에 바탕을 둔 기록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과거에 실패는 했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무엇을 놓쳤는지 알게 되었다면 한 번쯤 쓰라림을 깊이 느끼고 이후에는 이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거죠. 이런 실패의 복기는 개인뿐 아니라 조직에도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저희 팀에서는 매주 거르지 않고 하는 활동 중 하나가 '이번 주 실패에 대한 리뷰'이고 이를 예방하거나 반복하지 않기 위한 실행방안 3가지를 고민해서 정리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 이를 바로 적용시키면서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지켜봅니다. 그리고 또 이 과정에서 실패가 생긴다면 위의 과정을 반복하는 거죠. 사실 일주일, 한 달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변화에도 임계점은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이를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적으론 하루하루 이 작업을 거칩니다. 자기 전 한 시간 동안 오늘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일을 떠올리고 놓친 부분을 기록하며 그래서 내일은 어떤 시도와 실행을 할 것인지 정합니다. 이렇게 마무리한 하루는 제게 있어 큰 의미가 되어줍니다.




지금까지 많은 실패와 후회와 셀 수 없이 많은 실수들 가운데 내게 쓸모없는 경험은 없었습니다. 당시로는 부끄럽고 피해 가고 싶었겠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럼에도 꿋꿋하게 걸어 나갔던 제 자신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제가 계획하고 의도했던 일들이 제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지만 다음 달, 다음분기, 올해 연말에 저는 모든 면에서 더 나아져 있을 것임을 알기에 실패를 더 따뜻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실패하기 위해 사는 이는 없겠지만, 실패 없이 이루는 성공 또한 없을 것이기에 지금 겪는 어려움들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고 정리한다면 내가 원하는 역량을 키우고 그에 맞는 평가와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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