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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story Jun 18. 2024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는 밤

 퇴근하고 돌아오니 씻고 나와 젖은 머리로 학습지를 풀고 있는 두 아이들을 봅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는 집중과는 거리가 멀어 얼린 오렌지 주스를 파먹으며 눈길가지 않는 학습지 더미를 옆으로 밀어 놓고 있습니다. 지하철 역부터 집까지 15분가량 걸어오는 이 길도 슬슬 더워지고 있어 집에 들어올 때쯤이면 땀이 흘러내립니다.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하고 온 가족이 모이는 거실의 테이블에 앉아 하루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아침 8시에 사무실에 들어가 저녁 8시에 집으로 향했으니 꼬박 12시간을 있었어요.


오늘은 아침에 한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상황을 피하고자 노트패드와 볼펜 하나만 들고 생각을 정리하며, 해야 하는 일들과 중요한 사항들을 기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리되는 내용들은 붉은색 네임펜으로 체크해 가며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합니다. 확실히 상대의 말에 집중하기가 수월해지고 머릿속이 특정 기준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리가 됩니다. 오늘은 꽤 많은 시간 동안 ‘가치와 본질’에 중점을 둔 생각을 하고자 했습니다.

현상을 해결하고자 하는 단편적인 해결책이 아닌, 현실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보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했어요. 소득이 있었습니다. 선택 이면에 있을 기회비용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행운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이 결정은 온전히 저의 몫이었습니다.

늘 불안함과 두려움은 뒤따르지만, 이 과정과 결과의 여정에서 저는 한 뼘 더 성장할 것임을 알고 있기에 결정의 시간까지 단 24시간 만을 두기로 했습니다. 선택을 옳은 것으로 만드는 것 또한 저의 몫일테니 저는 하루의 시간 동안 마음을 다져갑니다.



쉽지 않을 결정을 따라주고 묵묵히 각자의 길을 걸어주는 팀의 모든 분들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한 가지는, 지금하고 있는 이 일들의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이 이 과정을 통해 이들 역시 경제적인, 그리고 커리어적인 목표 모두를 이룰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끝까지 영원할 수 없음을 알고 있으나 이에 좌절할 이유는 없습니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서로에게 진실되고 최선을 다하며 팀을 팀답게 만들어가는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까요. 어떤 누구는 마음까지 함께할 수 없겠지만, 이 시간 자체가 무의미한 경험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근심과 걱정이 늘어나니, 이쯤에서 접어둡니다. 문제의 본질과 일의 가치에 근접하려는 저의 노력이, 팀의 분투가 우리를 바라던 곳으로 이끌어줄 수 있을 것임을 기대해 봅니다. 어떻게 고쳐 생각하더라도 어려움을 피해 갈 수 없다면, 상상에서라도 전 제가 바라는 모습만 계속해서 떠올리려 합니다. 이러한 태도 또한 평가와 보상에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감사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접어둡니다.



나에게, 우리에게-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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