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여는 하루
월요일 새벽 4시 13분.
이른 기상이었으나 피곤함은 없었고 전날의 먹은 피자와 떡볶이로 불편한 느낌들이 있었다. 달리러 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선선한 날씨 탓에 이전보다 속도를 내봤다. 숨이 차올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몸은 적응했고 조금 더 달려봐도 괜찮은 기분이 지속되었다. 월요일은 아침 일찍 임원 회의가 있기도 하고 80%만 소진하자고 마음먹고 4km 만 달렸다.
새벽 달리기가 좋은 이유는, 일단 하루 시작의 매우 긍정적인 활력이 된다는 것이고 내가 잘 달리는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들키지 않고 아주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달려볼 수 있는 최적의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부쩍 밤이 길어진 탓에 한참 동안 어두웠고, 그래서 단지 안에서만 천천히 달렸다.
쿨다운을 하며 숨을 고르면서 오늘 하루를 예상해 본다. 나의 일정, 사람들, 업무, 해결해야 할 문제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다양한 이슈들.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이 응당 그래야 할 이유를 갖고 있고, 내가 겪어야 할 필연이 있으니 이 모든 과정에서의 불만과 불합리와 비논리를 긍정적으로 해석하자고 마음을 다진다. 묘하게 편해지는 순간이다. 오히려 좋다는 생각까지는 어렵더라도, 곧 더 잘될 것이라는 기대로 수용하는 마음은 대게 너그럽기까지 하다.
보통 이 정도의 마음이면 나의 생각을 이리저리 디자인하는 것이 수월해진다. 한계 없는 상상의 전제조건은 지금 이 순간의 나의 마음이 평안해야 한다는 것이고 특정 사안이나 주제 혹은 대상에 쏠리는 감정의 불균형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들여다보고 심연의 내가 기대하는 그림을 그려보기 위해서는 집중의 시간이 필요한데, 마음이 불편할수록 순간순간 치고 들어오는 훼방꾼 같은 걱정과 우려의 잠식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루에 고작 20-30분 내외의 시간일지라도 가장 고요한 상태에서, 가장 조용하고 평화로운 장소에서 나의 오늘과 내일을 위한 상상의 시간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며, 양보해서도 안 되는 시간이다. 이 지점에서 모든 것들이 탄생되고 소멸되기도 하며, 전혀 새로운 나의 직감을 통해 피어나는 생각의 불꽃들이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도 한다. 역사가 증명해 왔고 나의 과거 또한 이런 기술의 혜택을 받기도 했었다. 말로는 결코 다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일들 말이다.
성공한 많은 이들이 하고 있지만, 다양한 책으로도 이런 내용들을 다루고 있지만 간혹 비과학적인 궤변으로 폄하되기도 하는 상상력이 가진 힘은, 모든 풍요와 여유와 성공의 근원이 된다. 그리고 그 상상으로 인해 느껴지는 현실에서의 감정은 기록해 둘 만한 가치가 있다. 대게 이런 감정과 상황의 조합은 일시적이거나 제한적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남겨두고 기억하며 되새김질하지 않는다면 휘발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그리고 내일 새벽 또 나의 상상력의 대폭발 시간은 동일하게 진행된다. 지금의 회사, 연봉, 업무환경 등 이 모든 것은 나의 머리에서 시작되었고 그것들을 글로 남겼으며 매일 아침마다 보고 보고 또 보면서 나만의 그림을 조금씩 완성해 간다. 그리고 나의 실행들은 얼마 전 상상해 본 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일 것이고 그것이 아주 잘 풀리고 종국엔 나의 뜻대로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평온한 음악과 편안한 의자가 있고 20분 정도의 짬을 낼 수 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의 전개를 경험할 수 있다. 이 또한 결국 실행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두 부류로 나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