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부자는 어떤 수준인가
나의 시간을 담보하여 경제활동을 유지하는 것을 그만두고 싶었던 7년 전, 부자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고 관련 책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부자가 되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는 책들에는 공통점들이 있었고 몇몇 가지들은 직접 실행에 옮겨 돈을 버는 새로운 세상이 있음을 알게 되기도 했다. 핵심은 돈이 돈을 벌게 되는 구조를 갖는 것이고, 내가 자는 동안에도 돈이 일하게 되는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인데 충분히 공감되고 유용한 기술이 되겠다는 판단도 섰다. 다만 여기에는 시간이라는 인내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다가오는 어려움들을 이겨낼 만한 정신적인 강인함 또한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이 두 가지 때문에 무너지기도 한다. 더더군다나 나의 생계가 오로지 나만의 생계로 그치지 않는 가장들은 한가로이 '때'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 그래서 다시 원래의 '그 자리'로 돌아간다. 42.195km를 달려야 하는데 100m 정도 가보고 안 되겠다 싶어서 이전에 향하던 그 길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오늘의 스트레스와 괴로움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접어둔 채로.
그러다 보니 늘 부자가 되면 직장생활은 하지 않겠다는 꿈만 갖고 살아간다. 구체적으로 그 부자라는 것이, 내가 기대하는 물질적 풍요로움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해보지 않고 그저 다다익선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나는 부자가 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지금 이 일이 싫고 직장이 싫은 것인지를 분명히 구분해봐야 한다. 그리고 싫다는 감정이 일시적인 것은 아닌지도 찬찬히 들여다봐야 한다. 최근 회사에서 있었던 특정 인물 혹은 사건들로 말미암은 감정이라면, 늘 마음 한편에 있던 퇴사에 대한 다짐이 솟구쳐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도피처로 부자가 됨을 선택한다면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 또한 견디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늘의 반복되는 업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어렵고 고통스러울 수 있을 테니.
유한한 삶의 여유를 누리고, 지금껏 놓치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지키며, 사회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꿈꾸며 이런 모든 것들이 내가 해온 경험과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면, 또 그 활동이 사람과 조직의 올바른 성장에 기여하고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그에 알맞은 보상을 얻게 될 것이다. 이 과정을 즐기게 되고 더 넓은 범위로의 기여가 가능해지면 부자가 되는 시스템을 보유하게 된 것일 수도 있겠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하고, 만나고 싶은 이들을 만나고, 가족들과 여행을 즐기면서도 조직의 룰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그 액수의 크기에 상관없이 '부자'라고 명명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