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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닉 Oct 11. 2020

나는 지식채널e 작가지만, 지식이 없다

뉴닉과 뉴니커는 오늘도 편견을 깨는 중

나는 13년 차 방송작가다. 


EBS 지식채널e 팀에 합류하게 된 건 올해 초부터다. 대한민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뉴니커라면 한 번쯤 선생님이 틀어주는 ‘지식채널e’ 프로그램을 본 적 있을 것이다. 2005년 9월에 첫 방송을 시작해 벌써 2,500회 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열다섯 살짜리 프로그램. 40년 된 ‘전국노래자랑’만큼은 아니어도 꽤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주 방송 아이템을 결정하는 날은 참 괴롭다. 방송작가라면 아이템이 가득한 노트 하나쯤은 있을 것 같고, 세상에 대해 아는 것도 많을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했다면 편견이다. 아이템을 찾고 자료조사를 하면서 무지한 나를 발견하곤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아, 이런 용어가 있었어?’, ‘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나름 방송국에서 일하며 누구보다 많이 배우고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지식채널e’에서 지금까지 다룬 아이템 말고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면서 ‘시청자들에게 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을 찾는 일은 사실 만만치 않다. 



편견을 깨는 일은 방송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지식채널e는 겨우 3~4분 남짓 짧은 프로그램이지만, 아이템 선정부터 최종적으로 방송 한 편을 만들기까지 약 한 달이 걸린다. 원고도 대략 1,000자(글자 크기 10포인트 A4 기준 반 페이지가 조금 넘는 정도)이지만, 원고 하나를 쓰기 위해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지식이 부족한 작가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1. 책을 읽는다. 원고 한 편을 쓰기 위해 2권에서 5권 정도 책을 꼭 읽는다.  

2. 일단 물어본다. 전화로 취재를 하거나, 메일로 내가 찾기 어려운 자료를 요청하기도 한다. 

3. 마지막은 ‘편견 깨부수기’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서 15년 동안 다루지 않은 ‘지식’은 거의 없다. 그래도 계속 방송할 수 있는 이유는 세상이 변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하듯 지식도 변한다. 과거에는 별 쓸모없던 지식이 더 가치 있는 지식이 되기도 한다. 믿어온 진실이 거짓으로 밝혀지기도 한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지식도 탄생한다. 그래서 편견을 깨는 건 방송작가로서 중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지식채널e의 3분이 뉴니커들의 편견 없는 삶에 조금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아이템을 찾는다. 


편견과 차별에 대한 지식채널e 두 편을 뉴니커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라고 외치는 뉴닉을 처음 만났을 때도 내 안의 편견 하나가 또 깨졌다.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에 관심이 없을 거란 생각이었다. 편견을 깨기 위해 뉴닉 전용 메일함을 만들어 매주 고슴이가 열심히 전해 주는 세상 소식들을 접하고 있다. 고슴이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지식채널e’ 두 편을 뉴니커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할머니의 트랙터, 그게 뭐 이상한가요? (2020.10.6. 방송)

유아용 만화의 주인공은 대부분 남자, 보조 캐릭터는 여자라는 걸 느낀 적 있을까? 장난감 심지어 초콜릿까지 여아용·남아용으로 구분된 세상. 아직도 우리 사회에 있는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에 관한 이야기다. ‘할머니’가 트랙터를 운전한다는 내용의 동화책을 보고 세상의 편견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먼지 같은 차별도 있습니다 (2020.9.8. 방송)

편견은 차별을 낳는다. 차별은 누군가에게 상처와 폭력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한 고등학교 졸업 사진 속 블랙페이스 분장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일상에서 보이는 '미세한 차별'에 관한 이야기. 

오늘도 세상 돌아가는 일을 쉽고 재밌게 전달하며, 편견을 깨는 뉴닉이 더 궁금하다면! 


글 쓴 뉴니커 한유진 

13년 차 구성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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