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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닉 Oct 11. 2020

나는 워킹맘이지만 스타트업에 다닌다

뉴닉과 뉴니커는 오늘도 편견을 깨는 중

길고 길었던 주말 연휴가 드디어 지나갔다.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출근하는 월요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들뿐이지만, 연휴 내내 24시간 동안 육아를 해야 했던 워킹맘에게는 월요일 출근 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지는지 모른다. 


워킹맘이 되면 출퇴근 시간에 아주 많은 일들을 처리하는 엄청난 파워를 발휘한다.


월요일 출근 전, 엄마의 새벽은 중요하다. 아이의 유치원 준비물을 챙긴 후에야 엄마는 노트북을 켜고 월요일 전체 회의에서 공유할 자료를 검토한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제사 준비와 육아로 인해 입안에 흰 구멍이 겹겹이 생겼지만, 워킹맘에게 새벽잠은 사치인 것 처럼. 


처음 내가 스타트업에서 근무한다고 할 때, 육아를 병행하면서 일을 하기는 불가능 하다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스타트업 업계에 워킹맘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빠른 변화에 바로바로 대처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는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고, 프로덕트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그래서 워킹맘이 되면 출퇴근 시간에 아주 많은 일들을 한 번에 처리하는 엄청난 파워를 발휘한다. 아침 출근길의 지옥철에서는 데이터 분석에 관련한 온라인 강의를 마스터하고, 퇴근하면서는 내일 아이가 먹을 음식 새벽까지 도착할 수 있게 주문한다.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없을거란 세상의 편견 앞에서 당당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가끔은 너무 아파서 일을 하다 집에 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럼 모두 “연차 쓰세요!”라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하지만, 워킹맘에겐 아프다고 내는 병가는 사치다. 휴가는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거나 갑자기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생길 때 써야 하는 최후의 카드이기 때문이다. 일과 결혼한 싱글이 주를 이루는 스타트업에서 육아를 핑계로 업무에 지장을 줄 수는 없다. 가끔은 이렇게 치열하고 알찬 하루를 살고, 젊은 피가 흐르는 스타트업에서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물론 결혼하기 전이나 아이를 낳기 전에 이 환경에서 일했더라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더는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없을거란 세상의 편견 앞에서 당당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워킹맘은 비타민을 입에 털어 넣고 전투에 나선다.  

오늘도 세상 돌아가는 일을 쉽고 재밌게 전달하며, 편견을 깨는 뉴닉이 더 궁금하다면! 


글쓴 뉴니커 나무늘보

스타트업 ‘프로잡일러’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워킹맘입니다. 제 이야기가 오늘도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다른 워킹맘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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