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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good bye

by 작가님



사람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내가 보인다. 수면 위로 올라왔다 생각했는데 다시 꼬르륵 물 안으로 내려간다. 치열한 물속 안에서는 과거의 내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과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 시절 만났던 인연이 아쉬워 그리워 미움과 증오가 되어 뒹굴거리고 있는 내가 보인다. 이제 그만 물 밖으로 나왔음 하는데 매번 오르락내리락 반복한다.



장례식에 다녀왔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얘기로만 듣던 사람이었는데 영정 사진 속 얼굴이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너무나 젊은 나이에 세 아이를 두고 간, 오랫동안 암투병을 했다는데 남겨진 아이들이 안쓰러워 눈물이 났다. 이상하게 장례식만 가면 아빠 생각이 난다. 벌써 7년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장례식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난 아빠에게서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고 못하고 배회하고 있다.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과거와 현재 사람을 혼동하는 느낌이 든다. 새로운 인연 속에서 과거 사람을 찾고 과거 사람 속에서 새로운 인연을 기다린다. 또 나쁜 꿈을 꿨다. 언제쯤 편안하게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 새벽에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까? 무엇을 놓아야 할지 모르겠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게 바뀌면 좋겠다.




#과거

#현재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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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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