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a trip
집이 최고다. 여행 다녀오면 매번 하는 말이다. 일상이 지겨워질 때쯤 어디론가 떠나면 내가 살고 있는 매일매일이 얼마나 포근하고 편안한지 알게 된다.
우리 가족의 첫 캠핑. 텐트, 침낭, 테이블, 의자, 버너, 코펠까지 싹 다 빌리고 먹을거리까지 제공받았는데...
그럼 그렇지, 호텔급 퀄리티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빌려서 쓰는 거라 그런지 냄새와 상태가 좋지 않았다.
바비큐에 버스킹 공연에 여름밤의 정취를 느끼고 나니 어느덧 캠핑에 익숙해져 꿉꿉한 침낭에서 불편한 바닥에서 잠인 듯 아닌 듯한 선잠을 잤다.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온 첫째는 배가 고프다며 신생아처럼 밥을 찾았고 어쩔 수 없이 별 총총 보이는 새벽밤에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김에 김치에 밥을 줬다. 밥이라는 소리에 깬 둘째도 합세하니 입 벌리고 기다리는 게 새끼 제비 같았다.
밥 먹고 힘나자 아이들은 놀이터로 놀러 가고 애들 소리, 뻐꾸기 오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깜빡 잠들었다. 아침 먹고 짐 챙기는데 그새 분수놀이터 가서 흠뻑 젖은 아이들. 화는 났지만 뛰어다니며 웃는 아이들의 표정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은하수교와 횃불전망대 관람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 남편 빼고는 모두 꾸벅 거리며 집에 왔다. 씻고 소파에 누워있는데 이게 천국인가 싶다. 여행 가고 싶을 때 이 느낌을 기억해 내면 좋겠는데 또 까먹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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