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금융치료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일이 힘들고 회사가 싫어도 월급날 따박따박 들어오는 돈을 보면 그동안 힘들고 아니꼬운 것도 넘겨진다.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대출금에 카드값, 공과금을 내면 텅장이 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얼마동안 쌓여있는 돈을 보면 마음이 두둑해진다.
나는 이번 달부터 월급이 0원이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달에 마지막 월급을 받았고 이번 달부터 한 달에 한 번 통장을 보며 미소 짓는 날이 없는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나가할 대출금과 카드값, 공과금은 계속될 것이고 해외여행도 계획되어 있어 모아둔 돈도 바닥이 보이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와서 한 달 넘게 악몽을 꾼다.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 일하는 꿈,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더 커지는 꿈, 단두대에 올라간 것처럼 사람들의 시선과 함성이 매섭다.
설마 밥을 굶을까라는 초긍정 마인드도 당연 탑재되어 있다. 이보다 더 어려울 때도 있었지. 비빌언덕은 없어도 건강한 몸이 있잖아. 뭐든 못하겠어. 편의점 알바를 해도 월 300은 받는 다잖아. 그러다 일 안 하고 월급만 들어오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최후의 만찬인 듯 평양냉면에 10만 원을 쏟고 왔다. 갑자기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따박따박 용돈이 그립다.
#월급
#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