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지구온난화로 봄, 가을이 짧거나 없이 가는 해가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따뜻해지다가 눈 내리고 더워지다가 비 내리며 예년에 비해서는 봄 같은 날씨가 잔잔히 이어지고 있다. 내 삶도 특별한 이벤트나 드라마틱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지만 소소한 일상이 차츰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된 인간관계 또한 조금씩 스며드는 느낌이 든다.
수영도 승마도 밥터디도 엄마들 모임도 이제는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어서 항상 존재해 있는 풀과 나무처럼 느껴진다. 갑자기 사라지면 이상하다 느끼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 생활이 어렵지만 재밌고 힘들지만 얻는 것이 있는 시절로 미화되어 날 괴롭히는 건 왜일까?
벗어났는데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걸 거다. 행복도 지옥도 결국엔 마음먹기에 달렸다. 시간이 많이 지나면, 더 이상 가까운 과거가 아니게 되면, 다시 돌아가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는 때가 오면, 그럼 허허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돌아설 수 있겠지.
이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또 봄이 오겠지. 내년 봄은 조금 더 포근했으면 좋겠다.
#봄의끝자락
#일상
#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