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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취미

12 hours

by 작가님


금요일 밤 롯데월드몰 31층으로 갔다. 낮에는 시푸드 레스토랑, 밤에는 와인 뷔페로 모습을 바꾸는 곳에 야경을 보러 갔다. 1층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이름을 말하고 카드키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간다. 145m 상공에서 바라보는 서울 모습이 아름답다.



밤 10시가 되고 잠겨있던 매장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맛있는 음식 냄새로 코가 간지럽다. 예약된 테이블에는 와인잔이 3개 놓여 있었다. 오른쪽부터 스파클링 와인,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을 담았다. 와인과 함께 즐겨 먹을 음식을 커다란 접시에 담는다. 시저 샐러드, 훈제 연어, 올리브, 치즈 등 맛깔스러운 음식을 색깔에 맞춰 담는다.



앞에 앉은 동생이 핸드폰 플래시를 켜주자 사진 찍기가 더 수월하다. 조명에 와인 잔이 반짝이고 탄산 방울 올라가는 게 더 잘 보인다. 와인과 음식 먹으며 이어지는 수다는 평범한 얘기였지만 분위기가 더해져 더 감칠맛 나게 이어진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 차가운 밤공기가 얼굴에 스치고 작은 일에도 웃게 된다.






다음날 새벽 5시,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오늘은 오랜만에 승마하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엔 1시간 걸린다고 했지만 비가 오고 토요일이라 조금 여유를 가지고 집을 나선다. 초행길에 비까지 오고 예정 시간보다 30분은 더 걸렸다. 산속에 있는 승마장 가는 길은 정글 탐험 하 듯 구불구불 외 길이다.



설명을 듣고 승마장 안으로 들어서자 부드럽고 고운 모래가 발에 닿는 느낌이 너무 좋다. 마장이 넓고 아늑해서일까 말도 순하고 안정되어 있는 느낌이다. 다리에 맞게 등자끈을 조절하고 갈기와 고삐를 잡고 말에 올라타는 것을 배웠다. 말을 끌고 말을 타고 기본적인 교육인데도 뭔가 말과 친해진 것 같다. 손으로 느껴지는 말의 털의 감촉이 넘 좋다. 내가 궁금한지 얼굴을 들이미는 말의 얼굴을 쓰다듬어 줬다.



짧은 시간 하게 된 와인뷔페와 승마는 나의 일상과는 먼 그런 삶이지만 가끔은 이런 하루가 있어 내 삶이 다채로워 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의 아니게 하게 된 고급 취미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나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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