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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빌언덕

family

by 작가님



오랜만에 사촌 동생들을 만나러 갔다. 어렸을 때 아랫집 윗집 살아서 친동생처럼 각별히 지냈던 우리들은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어리게만 보이던 동생들이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되었다고 하니 기대가 되고 궁금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서울에서 김포까지 한 시간을 넘게 달렸다. 한강을 지나고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괜히 가려고 했나?'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났지만 예전처럼 대화가 끊이질 않고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만난 이모들과 재밌게 놀고 동생들도 봐주면서 의젓한 언니오빠의 면모를 보여줬다.


어쩌다 보니 집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친정집에 가는 것이 가까워서 하룻밤 엄마집에서 자기로 했다. 신혼집이랑 친정이 같은 동네라서 명절이고 휴일이고 한 번도 잔 적이 없었는데 자려니 뭔가 이상했다. 남들은 친정집에서 며칠 지내다 오기도 한다는데 난 한 번도 친정을 비빌언덕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낯선 잠자리에서 쿨쿨 잘 자는 아이들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나고 신세 질 가족이 있다는 게 든든하게 느껴졌다. 가끔 가족 어깨에 기대기도 하고 내 어깨도 내어주는 그런 여유를 가져야겠다.



#가족

#비빌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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