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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it's 돈돈돈

money

by 작가님


아이 낳고 나서는 이상하게 백화점 가서 쇼핑하는 게 힘들어졌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챙겨야 하는 짐도 많고 수시로 아이를 케어해야 하니 그렇다고 쳐도 이제 어느덧 자라서 손이 덜 가는 지금도 그렇다.



오랫동안 안 가다가 그 힘든 기억을 다 까먹고 주말에 몰링 할까?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스타필드로 쇼핑하러 갔다. 첫 시작은 좋았다. 아이들을 챔피언이라는 놀이시설에 넣어놓고 남편과 데이트하듯 옷을 사러 갔다. 빨리 가자는 아이들의 성화에 옷을 대충 보고 사던 지난날과 다르게 여유 있게 옷도 고르고 남편과 서로 입은 옷을 봐주고 했다.



쇼핑이 끝나고 카페에 가서 아이스크림 시켜서 먹는 데 기분이 좋았다. 맨날 아이들 것만 사줬는데 다 큰 어른이 돼서 사 먹는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집에서는 자주 티격태격하는 아이들도 밖에서는 서로 잘 챙겨주며 재밌게 놀았다 하니 기특했다.



점심시간, 평양냉면 맛집을 찾았는데 푸드코트 안에 있는 집이었다. 여기부터 뭔가 싸했는데 배고픔에 그냥 무시해 버렸다. 면발은 설 익은 채 불어있고 육수는 니맛도 내 맛도 아닌 맛이었다. 여기에 5만 원을 태웠다 하니 속이 쓰렸다.



남편은 점심 먹은 후 만화카페에 가서 놀다 가고 싶어 했지만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에 얼른 장 보고 집에 가자고 했다. 영풍문고에 가서 아이들 책을 사고 한 참을 걸어서 트레이더스에 가서 장을 봤다. 사람이 무지막지하게 많아서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었다. 몇 개 사지도 않았는데 20만 원이 훌쩍 넘었다. 한참을 주차장을 헤매다가 차에 탔다.



오랜만에 몰링에 가족들 모두 다리 근육통에 시달려야 했다. 반나절 있었는데 이리저리 50만 원이 훌쩍 사라졌다.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 원권이 나왔을 때 엄청 큰돈이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5만 원이 1만 원처럼 작게 느껴졌다. 결국엔 돈이구만 이라고 생각하니 오르지 않는 건 내 월급뿐이라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그렇게 월요일이 됐다. 남편은 회사를 갔고 아이들은 학교에 갔다. 나도 나만의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해야겠다.



#돈

#체력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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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