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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입

trash-talk

by 작가님


T와 F의 논쟁을 하고 싶진 않다. 이건 상대적인 거니까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랑 비교해서 어느 쪽에 가까운지에 따라 내가 달라진다. 하나의 논쟁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사람(Thinking) 일 수도 있고 감정적인 사람(Feeling) 일수도 있는 거다.



아무리 T여도 내 상황이 되면 감정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아는 동생과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지인이 찾아와 또 다른 지인이 날 욕한다며 얘기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말을 전해주는 것이 옳은가? 아님 전해주는 사람이 나쁜 건가?


그 당시 나는, 정확히 말해 나의 경험으로는,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분이 안 좋고 그 말을 전한 사람마저 싫어졌다. 뭐 좋은 얘기라고 그 얘기를 전해? 그래서 얻는 게 무언데?라는 입장이었다. 동생은 나는 좋다고 지인을 만나는데 알고 보니 그 지인은 나에 대해 안 좋게 말하고 다니면 나만 중간에서 바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했다. 사람이 그 정도로 자기 싫어하는 사람을 모를까? 난 다 알 수 있다 생각했다.



그 얘기를 나눈 동생과 나 사이에 그런 일이 발생하자 나는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난 굳이 말해서 분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는데 반대로 그 동생이 나에 대한 말을 듣고도 전하지 않으면 화가 날 것 같았다. 제대로 감정이입한 거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고 웃으며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어찌하다 그 사람을 수면 위로 올렸는데 너도 나도 자기도 그 사람이랑 안 좋고 불쾌했다는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정도를 지킨다는 게 참 어려운데 나한테 못하는 사람에게 까지 아량을 베푸지 않다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다. 제대로 감정을 투사하고 나니 절대로 반드시 이래야 해 하는 법칙은 없는 거 같다. 안 좋은 얘기 듣고 싶진 않지만 내 얘기 안 좋게 하는 건 뭐라 할 필요는 있다.



#감정이입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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