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

같은 줄 알았는데 다르다고?

by 작가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촌이 사면 왜 배가 아플까? 나랑 가깝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잘되면 다른 누군가가 잘 된 거보다 심리적 타격이 심하다는 얘기일 거다. 이렇게 가까운 사람을 시기, 질투하는 것은 직장생활에서도 통용된다. 나와 비슷한 수준인 줄 알았던 김대리의 월급 실수령액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못 사는 줄 알았던 박사원에게 매일 점심을 사고 커피값을 내줬는데 알고 보니 건물 있는 집안의 금수저일 때, 항상 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이부장 택시비, 대리비 내줬는데 알고 보니 집이 반포일 때,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현타가 온다. 사실 직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고만고만하다. 학벌도 월급도. 그런데 같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데 누구는 잘 나가고 돈도 많이 벌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되면 질투와 더불어 적개심마저 든다.







직장과 더불어 비슷한 생활수준이 모여있는 곳은 아파트 단지다. 평수 차이는 있겠지만 사는 지역, 사는 아파트 단지에 따라 시세가 차이가 나고 한 공간에 모여있다는 것은 생활수준이나 형편이 비슷하다는 얘기일 거다. 한 달에 500만 원 버는 가정이 월세 500만 원 내는 단지에 살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하고 말을 건넨 유치원 엄마가 남편이 사업을 해서 월소득이 엄청 차이가 나면 어떨까? 나는 워킹맘으로 종종거리며 애들 케어하고 회사 다니며 꼴랑 월급 250만 원 버는데 이 엄마는 아이 유치원 보내 놓고 유명 카페를 다니며 도장 깨기 하고 있고 이제 초등학생인 아이에게 피아노, 바이올린, 수영, 축구, 아이스하키, 영어 과외시키는 것도 모자라서 2주에 1,000만 원 하는 미국 영어캠프를 방학마다 간다고 하면 기분이 어떨까? 우리 가정은 가족 모두 건강하고 풍족하진 않지만 부족함 없이 생활할 만큼 돈을 벌고 있고 아이도 학교 잘 다니고 있으니 괜찮다고 툴툴 털어버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친척들이 다 함께 모이는 명절만 되면, 오랜만에 동기모임이나 반모임 하고 나면 집안 여기저기서 큰 소리는 나는 것이다.



질투는 나의 힘






그러나 질투에는 묘한 힘이 있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부러워하는 마음은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직장에서의 나이와 스펙은 나름 대등한 출발점을 만들어주고 이를 바탕으로 '어디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하는 질투가 에너지원으로 쓰여 직장생활의 열정과 목표를 만들어준다. 아파트 단지 내 엄마들 모임에서도 내가 잘하는 것, 우리 아이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게 해주는 지력을 발휘한다. 나와 우리 가정만이 갖고 있는 반짝이는 것들이 비교를 통해서 드러나기도 하는 것이다. 돈으로 아무리 발라도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내면을 가꾸고 실력을 쌓는 일이 그것이다. 사람은 모두 다르고 그것을 획일화된 하나의 모습으로 재단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의미가 가장 크지만 발란스를 유지할 수 있는 나만의 본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여유로움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린아이들 사이에서도 과자 하나 더 주는 것에도 싸움이 일어나는데 어른들 사이에서는 오죽이나 더할까. 세상엔 하지 말아야 할 자랑이 4개가 있다. 부모 자랑, 돈 자랑, 배우자 자랑, 자식 자랑!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질투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불 지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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