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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여름의 별미 냉면[紫漿冷麪]」, 장유(張維)
169. 여름의 별미, 냉면[紫漿冷麪]」, 장유(張維, 1587~1638)
툭 터진 높다란 집 너무도 좋았는데,
게다가 별미(別味) 새로움에 놀랐네.
자줏빛 육수는 노을빛처럼 어려 있고,
흰 면발은 눈꽃처럼 골고루 배어 있네.
젓가락 들자 입 안에서 향기 맴돌고
옷 껴입어야 할 듯 한기 감도네.
이로부터 나그네 시름 풀릴 것이니
고향 갈 꿈 자주 꿀 필요 없으리.
已喜高齋敞 還驚異味新
紫漿霞色映 玉粉雪花勻
入箸香生齒 添衣冷徹身
客愁從此破 歸夢不須頻
[평설]
대략 400년 전 기록으로 냉면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규합총서(閨閤叢書)』를 비롯한 조선 후기 문헌에 국수를 오미자 국에 말아 먹는다는 대목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자줏빛 육수는 오미자를 우려낸 국물로 통상 해석한다. 위에서 언급된 것이 지금 우리가 먹는 냉면하고 비교해서 얼마나 유사한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그때의 냉면도 차가운 국물에다 맛은 좋았다. 이렇게 냉면 한 그릇이 고향을 그리는 향수(鄕愁)를 달래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