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8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더 파이브

핼리 루벤홀드_더 파이브

by 수수 Nov 29. 2022
브런치 글 이미지 1

‘잭 더 리퍼’ 뮤지컬로 열광하는 사이와 사이가 존재하는 오랜 시간을 지나고 지나 그에게 살해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 여성들을 위해 쓴 <더 파이브>를 읽었다. ‘가장 소란스럽게, 그리고 아무런 수치심 없이 소비되는 사건(권김현영)’인 ‘잭 더 리퍼’ 살해사건에 대해 핼리 루벤홀드는 130년간의 시간을 지나 죽임 당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이 책에 담아냈다. 말하지 못하게 된, 많은 오해와 왜곡 속에 놓여 애도되지 못한 여성들을 위해.


매춘부로 오인된 여성들. 잭 더 리퍼는 매춘부들만을 죽였다고 마음대로 재단된 피해자들은 가난하고, 배우지 못하고, 타락한 성매매 여성이란 이유로 낙인찍히고 안타까운 죽음이긴 해도 애도될 권리에 대해 이야기되지 못했고, 죽을 만 했다는 지점을 남기며 제멋대로 나뉜 위계 속에서 존중 받지 못하고 중국엔 잊혀진 사람들, 지워진 여성들은 증명되지 못한 ‘가정’ 속에 억측이 진실인 듯 포장되어 130년 간 편견으로 굳어져 있었다.


과연 살해된 피해자가 ‘매춘부’인 게 무슨 상관인가. 그것이 그 피해를, 그 범죄를 축소시키고 피해자에 대한 애도를 축소시키는 이유가 될 수 있는가. 살인자의 범죄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 성매매 경험 여성인들 그게 왜 피해자가 잊히고 덜 추모 받을 일일까. 왜 그 가해자를 추앙해왔는가. 사람들의 삶은 단순하지 않고, 하나의 단면으로 모두 설명되지도 않는다. 성매매 여성이 아니었다면 더 애도 받고, 성매매 여성이기에 낙인찍힐 것도 없이 그들은 모두 그렇게 죽임 당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달리 선택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궁핍과 추위가 아닌, 따뜻한 방에서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는 하루가 주어지기 어려웠던 이들의 삶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난하고 살아가기 버거운 이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몫이다. 그 죽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했건, 어떤 삶의 모양으로 살아왔건 누군가가 그들에게 해를 끼치고, 살해할 권리도 자격도 없고, 이유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메리 앤 ‘폴리' 니컬스,

애니 채프먼,

엘리자베스 스트라이드,

캐서린(케이트) 에도스,

메리제인 켈리에게

이 책을 바친다.


<더 파이브: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 핼리 루벤홀드, 북트리거

작가의 이전글 한 지붕 퀴어대가족 ‘무지개집’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